오이 농사, 다들 텃밭 채소 중에 제일 만만하다고 하시던데 정말 그럴까요? 저도 처음엔 그런 줄 알고 대충 심었다가, 순지르기 타이밍 한 번 놓쳐서 덩굴만 밭 절반을 뒤덮고 정작 오이는 몇 개 못 딴 해가 있었습니다. 오이는 손이 많이 가는 만큼 정직하게 돌려주는 작물이더라고요.오이 심는 시기와 정식 방법오이는 추위에 유독 약해서 서리를 맞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죽어버립니다. 정식(아주심기)은 5월 초부터 가능한데, 정식이란 육묘상에서 키운 모종을 밭에 옮겨 심는 작업을 말합니다. 저희 밭은 4월 말에서 5월 초 사이 심는 걸 원칙으로 삼는데, 한 번은 성급하게 4월 중순에 심었다가 밤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모종 세 포기가 그대로 얼어버린 적이 있습니다. 오이는 뿌리가 약한 편이라 정식할 때 흙이 부..
애호박 모종 두 포기만 심어도 여름 내내 된장찌개 걱정은 없다는 말,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막상 심어보니 정말 두 포기로도 식구들 먹기엔 차고 넘쳤고, 오히려 문제는 다른 데 있었습니다. 순 정리를 놓치면 잎만 무성하고 열매는 안 열린다는 것, 이걸 몸으로 배우는 데 꼬박 두 해가 걸렸습니다.애호박 심는 시기와 정식 요령저희 밭은 중부지방이라 늦서리 걱정이 큰 편입니다. 정식(아주심기)은 5월 초순이 지난 뒤가 안전한데, 정식이란 육묘상에서 키운 모종을 밭에 최종적으로 옮겨 심는 작업을 말합니다. 애호박은 채소 중에서는 저온에 비교적 강한 편이지만 서리에는 속수무책이라, 4월에 서둘러 심었다가 하룻밤 사이에 잎이 새까맣게 얼어버린 걸 두 눈으로 확인한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밤 최저기온..
고추 모종 한 판 값이 아까워서 저렴한 걸 골랐다가 절반이 죽어나간 경험, 텃밭 농사 좀 지어보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저도 6년째 밭농사를 지으면서 고추만큼은 매년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실패하고 있는데요, 올해는 청양고추와 꽈리고추, 그리고 요즘 인기가 부쩍 늘어난 모닝고추까지 세 가지를 나란히 심어보면서 느낀 점을 있는 그대로 정리해봤습니다.청양고추 텃밭 재배, 매운맛의 비밀저희 밭은 원래 논이었던 땅을 밭으로 개간해서 만든 곳이라 토양 산도 관리에 특히 신경을 씁니다. 청양고추는 토양산도(pH) 6.0~6.5 정도의 약산성 흙을 좋아하는데, 여기서 토양산도란 흙이 산성인지 알칼리성인지를 숫자로 나타낸 값으로, 쉽게 말해 흙의 '컨디션'을 재는 지표라고 보시면 됩니다. 첫해에는 이걸 몰..
"쉐엑쉐엑" 소리가 난 순간, 소름부터 돋았습니다. 작년 9월 중순, 샤인머스켓 당도를 확인하러 골 사이를 돌던 중이었는데 하필 제가 벗기려던 봉지 바로 옆 주지에 뱀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6년 농사 짓는 동안 멀칭 비닐 아래로 기어가는 뱀은 종종 봤어도, 나무 위까지 올라온 건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날의 상황, 소리부터 시작됐다당도 상태를 파악하려고 골 중간중간 봉지를 벗겨가며 돌아다니던 참이었습니다. 어디선가 "쉐엑쉐엑" 하는 소리가 들려서 바닥 주변을 살폈는데 아무것도 안 보이더라고요.다시 봉지를 벗기려고 고개를 든 순간, 확인하려던 송이 바로 옆 주지 부근에 뱀이 똬리를 틀듯 걸쳐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뒷걸음질부터 쳤습니다.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 밭일하면서 웬만한 벌..
샤인머스켓은 잎 색이 짙고 두터운 게 좋은 나무입니다. 그런데 그 잎을 가장 조용히 갉아먹는 게 응애입니다. 균에 의한 노균병은 눈에 잘 띄지만, 응애는 크기가 워낙 작아서 잎이 뿌옇게 변한 뒤에야 알아채는 경우가 많습니다. 6년째 밭을 관리하면서 몸으로 익힌 응애 대응법을 정리했습니다.🔍 응애 종류와 잎에 나타나는 초기 증상응애는 절지동물문 거미강 응애목에 속하는 0.2~0.8mm 크기의 아주 작은 생물입니다. 곤충이 아니라 거미에 더 가까운 종류라, 응애 전용 약제인 살비제를 써야 하고 일반 살충제로는 효과가 떨어집니다. 포도에서 문제가 되는 종류로는 점박이응애와 차응애가 대표적입니다(자료: 농기자재신문).피해 초기에는 잎 표면에 옅은 연둣빛 흡즙 흔적이 나타나고, 밀도가 높아지면 잎과 줄기에 하얀..
과원 두둑에 잡초가 무성해지면 제초기보다 제초제가 훨씬 손이 덜 가는 게 사실입니다. 다만 포도밭에서 제초제를 잘못 뿌리면 잡초가 아니라 나무 자체가 약해를 입을 수 있어서, 살포 전 알아둬야 할 것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제초제 종류와 과원용 선택 기준제초제는 사용 장소에 따라 논 제초제, 밭 제초제, 과원 제초제, 잔디밭 제초제로 구분됩니다. 포도밭처럼 나무가 심긴 과원에서는 반드시 과원용으로 등록된 제품을 써야 하며, 논이나 밭용 제초제를 그대로 쓰면 나무 뿌리까지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자료: 농촌진흥청 농약안전정보시스템).작용 방식으로 보면 비선택성 제초제와 선택성 제초제로 나뉩니다. 비선택성 제초제란 잡초와 작물을 가리지 않고 닿는 식물을 모두 고사시키는 약제로, 글리포세이트 계열이 대표적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