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카테고리 없음

잿빛곰팡이병 ㅡ 대표 증상과 예방법 및 방제법

키핑맨 2026. 9. 12. 16:10

목차


    잿빛곰팡이병은 한 해에 저를 두 번 곤란하게 만든 유일한 병이었습니다.

    봄에는 꽃이 제대로 안 맺혀서 속을 태우더니, 가을 수확 직전에는 다 익은 포도알에 회색 곰팡이가 피어서 또 한 번 속을 태웠습니다. 이름은 하나인데 얼굴은 두 개인 병이라고 느꼈습니다.

    잿빛곰팡이병이란?

    잿빛곰팡이병은 회색곰팡이병이라고도 부르며, 병원균은 보트리티스 시네레아입니다. 포도뿐 아니라 딸기, 토마토 등 수많은 작물에 폭넓게 발생하는 병원균으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가장 골치 아픈 곰팡이병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 병의 특징은 발병 부위가 두 군데로 나뉜다는 점입니다. 주로 꽃과 열매를 공격하지만 눈, 잎, 신초에도 나타날 수 있는데, 저는 봄철 개화기와 가을철 성숙기, 이렇게 두 번의 다른 시기에 각각 다른 증상으로 이 병을 맞닥뜨렸습니다.

    요약 · 잿빛곰팡이병은 보트리티스 시네레아균에 의한 병으로, 개화기와 성숙기 두 시기에 서로 다른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잿빛곰팡이병에 걸리는 원인과 대표 증상들

    [잿빛곰팡이병 피해 사진]

     

    개화기에 발병하면 화관이 벌어지지 않은 꽃봉오리 상태에서 감염이 이루어지는데, 이렇게 되면 수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포도알이 착립되지 않고 열매자루에 붙어있거나 땅에 떨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송이가 엉성하게 비어 보이는 현상을 꽃떨이, 화진현상이라고 부릅니다(출처: 포도 재배기술 자료).

    성숙기에 접어들면 증상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충청북도농업기술원 자료에서는 성숙기 포도알에 연한 갈색 반점이 생기고 심하면 열과, 그러니까 포도알이 터지는 증상까지 이어진다고 설명합니다(출처: 충청북도농업기술원 포도연구소).

    제가 처음 이 병을 만난 건 5월 초, 개화기 무렵이었습니다.

    그해따라 개화기에 저온다습한 날씨가 며칠 이어졌는데, 꽃이 다 피고 나서 보니 유독 한 구역 송이들이 헐렁하게 비어 보였습니다. 처음엔 그냥 수정이 잘 안 됐나 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꽃봉오리 축 부분이 갈색으로 물러 있었고 그 자리에 회색 곰팡이 실 같은 게 살짝 붙어 있었습니다. 그제야 병 때문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두 번째로 만난 건 그해 9월 수확을 앞두고였습니다.

    수확 사나흘 전에 비가 크게 한 번 왔는데, 그 직후 알이 빽빽하게 붙은 송이 안쪽에서 몇 알이 물러지면서 표면에 회색 솜털 같은 곰팡이가 핀 걸 발견했습니다. 알과 알이 서로 눌리는 안쪽부터 시작됐다는 게 특징적이었고, 손으로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물컹하게 뭉개졌습니다. 다 키운 포도가 수확 직전에 이렇게 되니 그때 느낀 허탈함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개화기 감염 시 꽃떨이(화진)현상, 성숙기 감염 시 갈색 반점과 회색 곰팡이·열과, 시기에 따라 증상이 완전히 다르게 나타납니다.

    잿빛곰팡이병이 좋아하는 환경

    발병조건은 다습입니다. 특이한 건 기온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인데, 충청북도농업기술원 자료에서도 온난하거나 서늘하며 습기가 많은 지역에서 큰 피해를 준다고 밝히고 있어서, 더워야만 문제인 다른 병들과는 결이 다릅니다(출처: 충청북도농업기술원 포도연구소).

    최근에는 개화기 전후 캠벨얼리와 거봉에서 발생이 많다고 보고되어 있는데, 내병성이 약한 유럽계 포도일수록 더 취약합니다.

    저희 밭에서 두 번 다 문제가 됐던 공통점은 습기가 오래 머무는 조건이었습니다.

    개화기 사건은 저온다습한 날씨, 수확기 사건은 비 온 직후 알이 빽빽하게 눌린 송이 안쪽이었습니다. 알끼리 서로 눌려서 통풍이 안 되는 자리가 습기를 머금은 채로 오래 있다 보니 곰팡이가 자리 잡기 딱 좋았던 겁니다. 그 뒤로 저는 송이 안쪽 밀도도 하나의 관리 포인트로 보게 됐습니다.

    요약 · 온도와 무관하게 다습 조건이면 발병하며, 개화기 저온다습과 수확기 강우 후 밀착된 알 사이가 특히 취약합니다.

    잿빛곰팡이병 예방 방법

    시기 방법/제품 비고
    발아 전 석회유황합제 월동 전염원 억제
    개화기 전~10일 간격 침투성 살균제 예방 살포 발병 심한 포도원 특히 중점
    생육기 재배 관리 알솎기(적립), 봉지재배 송이 안 통풍 확보

    충청북도농업기술원 자료에서는 이 병이 일단 발병하면 방제가 매우 어렵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그래서 발아 전 석회유황합제 살포, 장마철 약제살포를 기본으로 하고, 내병성이 약한 유럽계 포도는 발병 전 예방 살포에 중점을 두라고 권장합니다.

    발병이 심한 포도원이라면 개화기 전부터 10일 간격으로 침투성 살균제를 살포하고, 특히 유목이나 세력이 강한 나무는 초가을까지 발병할 수 있어 예방약제를 꾸준히 쳐야 합니다. 등록약제로는 산도판, 산도판에이, 신바람, 아싸, 다모아, 새빈나, 알리에테, 로닥스, 포룸디, 델란, 리도밀동 등이 안내되어 있습니다(출처: 충청북도농업기술원 포도연구소).

    저는 개화기 사건 이후로 개화기 직전 예방 살포를 빠뜨리지 않는 건 물론이고, 알솎기 작업을 훨씬 신경 써서 하게 됐습니다. 알과 알 사이 간격을 넉넉하게 남기고 솎아주면 송이 안쪽까지 바람이 통하는데, 이게 수확기 잿빛곰팡이병 예방에도 그대로 이어진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요약 · 발아 전 석회유황합제, 개화기 전 침투성 살균제 예방 살포, 알솎기로 송이 안 통풍 확보가 예방의 삼박자입니다.

    잿빛곰팡이병 발생 시 방제 방법

    주의 · 수확기 근처에 발생하면 약제 살포 자체가 제한될 수 있어 물리적 제거가 우선입니다.

    개화기 사건 때는 이미 화진현상이 나타난 뒤라 그 송이는 되살릴 방법이 없었습니다. 대신 다른 송이로 병이 옮겨가지 않도록 침투성 살균제를 즉시 살포하고, 이후 예방 목적으로 10일 간격 살포를 이어갔습니다.

    수확기 사건이 더 까다로웠습니다. 수확을 코앞에 두고 약을 치자니 안전사용기준의 수확 전 사용가능 일수를 넘길 우려가 있었고, 이미 물러진 알은 어차피 약으로 되돌릴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감염된 알을 가위로 하나하나 잘라내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곰팡이가 핀 알과 그 주변 몇 알까지 함께 제거하고, 나머지 건강한 알들은 최대한 빨리 수확해서 서늘한 곳으로 옮겼습니다. 수확 후에도 습한 상태로 보관하면 곰팡이가 계속 번질 수 있어서, 통풍이 잘 되는 곳에 펼쳐 열기를 먼저 빼는 것도 신경 썼습니다.

    그 뒤로는 수확 직전 비 예보가 있으면 비가 그친 직후 최대한 빨리 송이 상태를 확인하는 걸 습관으로 삼았습니다. 하루만 늦게 발견해도 피해 알 개수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는 걸 그때 체감했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등록약제와 안전사용기준, 특히 수확 전 사용가능 일수는 반드시 농촌진흥청 농약안전정보시스템에서 확인 후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요약 · 생육 초중기엔 침투성 살균제로 대응하고, 수확기 근처엔 감염 알 물리적 제거와 조기 수확이 우선입니다.

    잿빛곰팡이병의 기사 및 관련 자료 링크

    · 충청북도농업기술원 포도연구소 - 잿빛곰팡이병(회색곰팡이병) 병해 정보 및 방제력
    · 포도 재배기술 자료 - 잿빛곰팡이병 병징(화진현상) 설명
    · 한국식물병리학회지 - 포도 잿빛곰팡이병 생물적 방제 연구

    함께 보면 좋은 글

    · 갈색무늬병(갈반병) - 대표 증상, 예방 방법, 방제 방법
    · 흰가루병 - 대표 증상, 예방 방법, 방제 방법
    · 탄저병(만부병) - 대표 증상, 예방 방법, 방제 방법
    · 노균병은 무엇인가? 증상과 예방 방법

    자주 묻는 질문

    Q1. 꽃떨이현상이 생기면 그 송이는 포기해야 하나요?
    착립이 안 된 부분은 되살릴 수 없지만, 남은 알만으로도 정상적으로 자라는 경우가 많아서 저는 일단 그대로 키워보고 나중에 솎음 여부를 판단합니다.

     

    Q2. 수확 직전에 발견하면 무조건 약을 쳐야 하나요?
    저는 수확 전 사용가능 일수를 넘길 상황이라면 약제 대신 감염 알 제거와 조기 수확으로 대응합니다. 안전 기준을 넘긴 약제 살포는 피하는 게 맞습니다.

     

    Q3. 알솎기가 정말 예방 효과가 있나요?
    저는 확실히 체감했습니다. 알솎기를 신경 쓴 구역과 그렇지 않은 구역을 비교해보면 수확기 발생률 차이가 눈에 띄게 났습니다.

     

    Q4. 저장 중에도 계속 번질 수 있나요?
    네, 습한 상태로 보관하면 저장 중에도 번질 수 있습니다. 저는 수확 직후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열기를 먼저 뺀 뒤 보관하는 걸 원칙으로 합니다.

     

    Q5. 다른 병해와 동시에 예방할 방법이 있나요?
    발아 전 석회유황합제는 여러 병해에 공통으로 효과가 있어서 저는 이 시기 방제를 가장 중요하게 챙깁니다. 이후는 병해별로 침투성 살균제를 구분해서 씁니다.

    결론

    잿빛곰팡이병을 겪고 나서 배운 건, 이 병은 한 가지 방식으로만 대응해선 안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개화기와 수확기는 완전히 다른 대응이 필요했고, 그 차이를 이해하고 나서야 제대로 관리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알솎기 하나만 잘해도 절반은 막을 수 있다는 걸 알기에, 그 작업만큼은 절대 대충 하지 않습니다.

     

    오늘 당장 실천해볼 것 세 가지

    1. 개화기가 다가온다면 예방 살포 일정과 알솎기 계획을 함께 세운다
    2. 수확을 앞두고 비 예보가 있다면 비 그친 직후 송이 안쪽을 확인한다
    3. 감염 알을 발견하면 주변 알까지 함께 제거하고 조기 수확을 고려한다

    핵심 요약
    · 잿빛곰팡이병은 보트리티스 시네레아균에 의한 병으로 개화기와 성숙기에 다른 증상을 보입니다
    · 개화기 감염은 꽃떨이(화진)현상, 성숙기 감염은 갈색 반점과 회색 곰팡이·열과로 나타납니다
    · 기온보다 다습이 핵심 조건이며, 알이 밀착된 송이 안쪽이 특히 취약합니다
    · 예방은 발아 전 석회유황합제, 개화기 전 침투성 살균제, 알솎기 병행입니다
    · 수확기 근처 발생 시엔 약제 대신 감염 알 물리적 제거와 조기 수확이 우선입니다
    · 산도판, 신바람, 다모아, 알리에테, 델란 등이 등록약제로 안내되고 있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농사 경험과 공개된 농업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정확한 약제 선택과 안전사용기준(특히 수확 전 사용가능 일수)은 반드시 농촌진흥청 농약안전정보시스템 및 관할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