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나무는 겨울에 얼어 죽어도 봄이 와야 압니다.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던 나무가 4월이 돼도 싹을 안 틔우거나, 몇 개 눈만 듬성듬성 트는 걸 보고서야 "아, 겨울에 당했구나" 하는 거죠. 그때는 이미 늦었습니다.저희 밭은 강가 평지에 있어서 겨울마다 동해 걱정을 달고 삽니다. 게다가 올해는 봄에 심은 레드클라렛 유목 160주가 처음 맞는 겨울이라 신경이 더 쓰여요. 지난 글의 수확 후 관리가 '체력 만들기'였다면, 이번에는 그 체력으로 추위를 직접 막아내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사진: 겨울철 비가림 하우스 포도밭]포도나무 동해, 몇 도부터 위험할까동해란 겨울 추위로 눈(芽), 가지, 원줄기 조직이 얼어 죽는 피해를 말합니다. 서리처럼 하룻밤 사이 눈에 띄는 피해가 아니라, 나무 속에서 조용히 진행된다는 ..
교과서엔 '무엇을 하라'가 적혀 있지만, '어떻게 하면 덜 힘든지'는 밭에서만 배워요. 작년 가을 가을묘를 받아두던 날부터 지금 10월까지, 레드클라렛 160주와 꼬박 한 해를 보냈어요. 정식하고, 신초를 고르고, 주지를 눕히고, 7월 말 적심까지. 그 과정에서 "이렇게 하니까 훨씬 편하더라" 싶었던 작은 요령들이 쌓였어요. 포도나무 키우기 시리즈의 마지막 12편이에요. 앞의 11편에 다 담지 못한 유목 작업 꿀팁을 모으고, 첫해 1년을 돌아보며 시리즈를 마무리할게요.꿀팁 1. 정식 날 물은 동력분무기 호스로▲ 정식 날 동력분무기 호스를 끌어와 둔덕 안에 물을 가둬 주는 모습 5편에서 정식 직후 첫 물은 점적호스가 아니라 물 호스로 둔덕 안에 흠뻑 가둬 주라고 했어요. 그런데 160주를 일반 정원용 호스..
주지가 4m에 닿았는데도 자르지 않고 7월 말까지 기다렸어요. 끝이 축 처져도요. 그 기다림에는 이유가 있어요. 적심은 가지 끝을 잘라 성장을 멈추는 작업이에요. 단순해 보이지만 언제, 어디를 자르느냐에 따라 나무가 양분을 어디에 쓸지가 완전히 달라져요. 너무 일찍 자르면 곁순이 폭발하고, 너무 늦게 자르면 가지가 겨울을 못 버텨요. 포도나무 키우기 시리즈 9편은 적심과 곁순 제거 편이에요. 결과모지는 1단 철사에서, 주지는 7월 말에. 레드클라렛 첫해에 실제로 적용한 두 가지 적심 기준과 그 이유를 정리했습니다.적심이란? 순지르기의 원리적심(摘心)은 자라고 있는 가지의 끝 생장점을 잘라내는 작업이에요. 우리말로는 순지르기라고 해요. 농촌진흥청 계열 재배 자료에서도 순지르기의 효과로 결실 촉진과 신초 생..
여러 개의 새순이 동시에 올라올 때, 다 키우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고 하나만 남기는 것. 유목 첫해 농사는 거기서 시작돼요. 정식하고 2주쯤 지나면 묘목 마디마디에서 연둣빛 새순이 터져 나와요. 반가운 마음에 그냥 두고 싶지만, 이때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첫해에 주간이 얼마나 굵고 길게 자라는지가 갈려요. 이 시기엔 청벌레라는 복병도 함께 찾아오고요. 포도나무 키우기 시리즈 6편은 정식 초기 주간부 관리 편이에요. 신초 정리, 부초와 덩굴손 제거, 유인끈 묶는 시기와 방법, 청벌레 방제 주기, 그리고 손으로 확인하는 물관리까지 레드클라렛 160주를 키운 경험으로 정리했습니다.4월 중순, 눈이 트면 주간부 관리 시작4월 초에 정식한 가을묘는 4월 중순경부터 눈이 터서 신초가 나오기 시작해요. 1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