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알 표면에 갈색 줄무늬가 코르크처럼 굳어 있으면 열 중 아홉은 총채벌레입니다. 저는 처음에 이걸 병으로 착각해서 살균제만 두 번 치고 넘어갔다가 결국 착과기에 상품성 등급을 통째로 낮춰야 했습니다.총채벌레란? 총채벌레는 몸길이 1~2mm 안팎의 가늘고 길쭉한 곤충으로, 눈으로 보면 그냥 까만 실오라기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포도밭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종은 볼록총채벌레인데, 감이나 감귤에서도 피해가 크게 보고되는 종이라 과수 농가라면 한 번쯤은 이름을 들어보셨을 겁니다.입 구조가 좌우 비대칭인 게 특징인데, 쉽게 말하면 한쪽 턱만 발달해서 식물 조직을 긁어 즙을 빨아먹는 방식입니다. 이 흡즙 과정에서 세포가 파괴되면서 표면이 코르크처럼 굳는 흔적이 남는 건데, 이게 바로 제가 착과기에 발견한 그..
잎 뒷면이 뿌옇게 변하더니 일주일 만에 나무 반쪽이 누렇게 떴습니다. 분명 며칠 전에 응애약을 쳤는데도요. 알고 보니 제가 3년 내내 같은 계열 약을 상표만 바꿔가며 뿌리고 있었더라고요.점박이응애란?처음엔 잎이 누렇게 뜨는 걸 보고 영양 결핍인 줄 알았어요. 칼슘제까지 엽면시비 했는데 전혀 나아지지 않더군요. 나중에 잎을 뒤집어 확대경으로 보고서야 알았습니다.좁쌀보다 작은 점 같은 게 잎맥 사이에 다닥다닥 붙어 실을 뽑고 있었어요. 이게 바로 점박이응애(Tetranychus urticae)입니다. 학명은 어려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거미강에 속하는 해충으로, 곤충이 아니라 진드기에 더 가까운 놈이에요. 몸길이가 0.5mm도 안 돼서 육안으로는 잎 색깔이 바래고 나서야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여기서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