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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 뒷면이 뿌옇게 변하더니 일주일 만에 나무 반쪽이 누렇게 떴습니다. 분명 며칠 전에 응애약을 쳤는데도요. 알고 보니 제가 3년 내내 같은 계열 약을 상표만 바꿔가며 뿌리고 있었더라고요.
점박이응애란?
처음엔 잎이 누렇게 뜨는 걸 보고 영양 결핍인 줄 알았어요. 칼슘제까지 엽면시비 했는데 전혀 나아지지 않더군요. 나중에 잎을 뒤집어 확대경으로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좁쌀보다 작은 점 같은 게 잎맥 사이에 다닥다닥 붙어 실을 뽑고 있었어요. 이게 바로 점박이응애(Tetranychus urticae)입니다. 학명은 어려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거미강에 속하는 해충으로, 곤충이 아니라 진드기에 더 가까운 놈이에요. 몸길이가 0.5mm도 안 돼서 육안으로는 잎 색깔이 바래고 나서야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여기서 이름이 비슷해서 헷갈리는 게 하나 있는데, 포도녹응애는 점박이응애와 완전히 다른 종입니다. 녹응애는 눈에 안 보일 정도로 훨씬 작고 신초 생장점을 갈색으로 오그라들게 만드는 반면, 점박이응애는 성엽 뒷면을 주로 가해합니다. 저도 처음엔 이 둘을 구분 못 해서 엉뚱한 약을 친 적이 있어요.
점박이응애 피해 사례

제가 진짜 뼈아프게 배운 부분이 여기입니다. 3년 전, 한 시즌에 브랜드가 다른 응애약을 세 번이나 사서 번갈아 쳤는데도 밀도가 전혀 줄지 않았어요.
나중에 농약 라벨의 성분명을 하나하나 대조해보니, 상표는 세 개였는데 유효성분이 사실상 같은 계열이었습니다. 포장지 색깔과 이름만 다르지, 응애 입장에서는 똑같은 공격을 세 번 받은 셈이었던 거예요. 약값만 30만 원 넘게 날린 뒤에야 이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해 저는 착색기 직전까지 응애 피해를 키우는 바람에 당도가 예년보다 1브릭스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스마트스토어 리뷰에도 "예년보다 덜 달다"는 후기가 몇 개 달렸을 정도로요.
농약에는 작용기작(Mode of Action)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그 약이 해충의 몸속 어느 부위를 공격해서 죽이는지를 구분한 것인데, 국제살충제저항성위원회(IRAC)가 이걸 숫자와 알파벳으로 코드화해서 라벨에 표기하도록 하고 있어요. 상표가 달라도 이 IRAC 코드가 같으면 응애 입장에서는 같은 공격 방식이라 저항성이 그대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국내 연구에서도 에톡사졸, 펜프로파스린, 피리다벤 계열 약제에 대해 조사 지역 대부분의 점박이응애 집단에서 이미 저항성이 확인됐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출처: 농약과학회지, 2021, 한국연구재단 논문DB).
점박이응애가 좋아하는 환경
응애는 연간 8~10세대까지 발생합니다. 여기서 '세대'란 알에서 성충이 되어 다시 알을 낳기까지의 한 주기를 말하는데, 여름철 고온기에는 이 주기가 열흘 이내로 줄어듭니다. 즉 한 번 방제 시기를 놓치면 열흘 뒤에는 완전히 새로운 세대가 밭 전체에 퍼져 있다는 뜻이에요.
제 경험상 발생 시기는 신초가 어느 정도 자란 5월 중하순부터 슬슬 시작되고, 장마가 끝난 7월 상순 고온기에 폭발적으로 늘어납니다. 비가림하우스는 노지보다 온도가 높고 습도는 오히려 낮아서 응애가 더 좋아하는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저희 하우스도 장마 끝나고 딱 일주일 만에 밀도가 눈에 띄게 늘었던 적이 있어요. 가뭄이 길어지고 건조한 해일수록 응애 밀도가 더 빨리 올라가는 걸 몇 년째 체감하고 있습니다.
점박이응애 예방법은?
응애 천적으로 가장 유망하다고 알려진 게 이리응애입니다. 이리응애는 이름과 달리 포식성 응애로, 점박이응애를 잡아먹는 생물학적 방제 자원이에요.
밭 주변 풀밭에 살다가 점박이응애가 나무로 올라오는 시기에 함께 이동하는 생태적 습성이 있어서, 밭을 지나치게 깨끗하게 청경재배하기보다 적당히 초생재배를 유지하는 게 이리응애 정착에 유리하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출처: 팜모닝 사과 해충 도감, 농촌진흥청 기반 자료).
저도 예전엔 밭 가장자리 풀을 싹 다 베어냈는데, 최근엔 이랑 사이 일부는 일부러 풀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확실히 예전보다 응애 대발생 빈도가 줄어든 느낌이에요. 여기에 더해 정식 전, 즉 묘목을 들여올 때 살비제를 한 번 미리 살포해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묘에 붙어서 들어오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거든요.
점박이응애 발생 시 방제 방법은?
응애만 골라 죽이는 전용 약제를 농가에서는 흔히 살비제라고 부릅니다. 살충제와 별도로 분류되는 이유는 응애가 곤충과 신경 구조 자체가 달라서, 일반 살충제로는 효과가 잘 안 나기 때문입니다. 제가 실제로 로테이션에 쓰는 계열은 아래와 같은데, 성분명 기준으로 최소 2~3개 계열을 세대마다 바꿔가며 쓰는 게 요령입니다.
| 계열/성분 | 특징 | 사용 시기 |
|---|---|---|
| 에톡사졸 | 알·약충에 효과, 성충엔 약함 | 발생 초기 |
| 비페나제이트 | 전 생육단계, 천적 영향 적음 | 밀도 상승기 |
| 아바멕틴 | 침투이행성, 지역별 저항성 확인 필요 | 교차 사용 |
| 아사이노나피르 / 플룩사메타마이드 | 신규 작용점, 저항성 개체에도 효과 | 기존 계열 실패 시 대체 |
실제로 저항성이 확인된 점박이응애 방제에는 아사이노나피르와 플룩사메타마이드가 우수한 대체 방제 약제로 제안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니(출처: 농약과학회지, 2021), 기존 계열로 효과가 안 나온다면 이쪽으로 넘어가는 걸 고려해보시길 권합니다.
살포 요령도 중요합니다. 저는 아사바 금속 6분구 라운드 노즐 세트를 쓰는데, 응애 방제할 때는 반드시 노즐 각도를 위로 젖혀서 잎 뒷면에 직접 맞도록 살포합니다. 앞면만 뿌리면 약액이 응애가 붙어 있는 면에 닿지도 못하고 그냥 흘러내려요.
개화기 전후에는 꽃잎이 연약해서 일부 약제에서 약해가 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개화기 전후에는 등록 라벨에 개화기 안전성이 명시된 약제만 골라 쓰고, 신초 생장이 어느 정도 자리 잡은 시점부터 본격적인 로테이션에 들어갑니다. 뱅뱅이 호스가이드를 써서 나무 사이를 이동할 때도 뒤쪽 열까지 약액이 골고루 닿게 신경 쓰는데, 이게 생각보다 밀도 차이를 크게 만듭니다.
추천 농약 : 비수, 와이드샷, 카스피
점박이응애 관련 정보, 기사, 뉴스, 논문, 기술 자료 링크
· 응애, 연간 8~10세대 발생…초기 방제 중요성 (농수축산신문)
· 시설재배 응애 철벽방어 방제 요령 (뉴스암)
· 점박이응애 살비제 저항성 점 돌연변이 연구 (농약과학회지)
· 점박이응애 · 사과 해충 도감 (팜모닝)
함께보면 좋은 글 링크
· 청벌레(파밤나방애벌레) 방제법 | 알타코아, 종결자
자주 묻는 질문
Q1. 응애약을 쳤는데 며칠 뒤에도 그대로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저처럼 성분이 겹치는 상표를 쓰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라벨의 성분명을 확인해서 계열을 바꿔보세요.
Q2. 잎 뒷면을 어떻게 확인하나요?
A. 휴대용 확대경(10배율 이상)이면 충분합니다. 저는 카메라 매크로 렌즈를 씨앗값도 안 되는 가격에 사서 쓰고 있어요.
Q3. 이리응애는 어디서 구할 수 있나요?
A. 저는 따로 방사하지 않고 초생재배로 자연 유입을 유도하는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상업적 방사는 지역 농업기술센터에 문의해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Q4. 비가림하우스가 노지보다 응애가 더 심한가요?
A. 제 경험상 그렇습니다. 습도는 낮고 온도는 높아서 응애가 좋아하는 조건이 만들어지더라고요.
Q5. 개화기에 응애가 발견되면 바로 방제해도 되나요?
A. 등록 라벨에 개화기 안전성이 표기된 약제인지 먼저 확인하세요. 저는 이 부분을 놓쳐서 착과율이 떨어진 적이 있습니다.
글 마무리
1. 지금 쓰고 있는 응애약 라벨에서 성분명과 IRAC 코드를 확인해보세요.
2. 다음 살포 때는 노즐을 잎 뒷면 쪽으로 각도를 바꿔서 뿌려보세요.
3. 밭 가장자리 풀을 전부 베지 말고 일부는 남겨서 천적이 살 공간을 만들어보세요.
결국 응애 방제는 특별한 신약보다 상표 말고 성분을 보는 습관, 그리고 잎 뒷면을 뒤집어보는 부지런함에서 갈리는 것 같습니다. 저도 30만 원어치 실패를 겪고 나서야 이걸 체감했네요.
※ 본 글은 개인 농가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농약 사용 전 반드시 해당 작물 등록 여부와 안전사용기준을 농약정보서비스(pis.rda.go.kr) 또는 지역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