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장을 정리하다가 문득 깨달은 게 있습니다. 이름이 다른 살균제 네 병을 사 왔는데, 라벨 뒷면을 하나하나 읽어보니 그중 절반이 사실상 같은 성분이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새로운 약'이라고 생각하고 돌려썼는데, 알고 보니 계속 같은 계통을 쓴 셈이었습니다. 살충제 편에서 저항성 얘기를 그렇게 강조해놓고 정작 살균제에서는 제가 이 실수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살균제는 병이 생긴 뒤에 뿌리는 약과 병 나기 전에 미리 뿌리는 약의 원리가 완전히 다릅니다. 오늘은 6년 동안 포도밭에서 노균병, 흰가루병과 씨름하며 배운 살균제 종류부터 라벨 읽는 법, 희석, 살포 방법까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살균제가 병을 막는 두 가지 방식살균제는 크게 보호살균제와 치료살균제로 나뉩니다. 보호살균제는 병원균이 식물체에 침입하기 ..
장마가 시작되면 포도밭에서 가장 먼저 의심하는 게 노균병입니다. 잎 앞면에 뿌옇게 뜬 반점 하나만 봐도 가슴이 철렁하죠. 이번 글은 노균병 초기 증상을 실제 밭 경험과 공신력 있는 자료를 엮어서 정리했습니다.🍇 노균병이란 무엇인가노균병은 포도나무 잎, 새순, 꽃송이, 열매에 두루 발생하는 곰팡이병입니다. 병든 잎에 만들어진 난포자, 즉 겨울과 여름을 버티는 저항성 포자가 토양 속에서 2년 이상 살아남았다가 이듬해 4월경 발아하면서 감염이 시작됩니다.병원균은 잎 뒷면의 기공, 즉 잎이 숨을 쉬는 작은 구멍을 통해 침입한 뒤 세포 사이로 퍼지면서 양분을 빼앗습니다. 이후 다시 기공에서 분생포자를 만들어 바람과 빗물을 타고 2차 감염을 일으키는 구조라, 한 번 퍼지면 확산 속도가 꽤 빠른 편입니다.✅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