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색기에 장마가 겹치면 탄저병은 옵니다. 오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얼마나 넓게 오느냐의 문제입니다.저도 작년에 그걸 몸으로 배웠습니다. 이틀 연속 장맛비가 오고 난 다음날 아침, 포도알 표면에 검은 점 몇 개를 보고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가 일주일 만에 한 줄을 통째로 잃었습니다.탄저병이란 무엇인가포도 탄저병은 예로부터 만부병이라고도 불렸는데, 병원균은 글로메렐라 신귤라타이며 불완전세대로는 콜레토트리쿰 글로에오스포리오이데스라는 이름으로 부릅니다.이름이 길고 복잡하지만 요점은 하나입니다. 이 균은 어린 열매에도 감염될 수 있지만 증상은 한참 뒤인 성숙기, 그러니까 포도알이 착색되는 시기에 가서야 나타납니다.이걸 잠복감염이라고 부르는데, 감염은 이미 초여름에 됐는데 증상은 8월 착색기가 ..
장마 끝나고 3일, 포도 잎 뒷면에 흰 곰팡이가 폈다면 이미 늦은 겁니다.그 시점에는 이미 포자가 사방으로 퍼진 상태라서, 약을 쳐도 이미 감염된 잎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노균병은 초기 며칠이 승부를 가르는 병이고, 저도 이 타이밍을 한 번 놓쳐서 한 구역을 통째로 잃어본 적이 있습니다.노균병이란 무엇인가노균병은 곰팡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난균류라는, 진짜 곰팡이와는 계통이 다른 병원균에 의해 생기는 병입니다.포도에서는 플라스모파라 비티콜라라는 병원균이 원인인데, 이 병원균은 겨울 동안 낙엽이나 흙 속에서 난포자 형태로 버티다가 봄에 비가 오면 유주포자를 만들어 빗물을 타고 잎으로 튀어 올라 기공을 통해 감염을 시작합니다.여기서 기공이란 잎 뒷면에 있는 작은 숨구멍인데, 노균병균은 바로 이 구멍을 침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