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곰팡이병은 한 해에 저를 두 번 곤란하게 만든 유일한 병이었습니다.봄에는 꽃이 제대로 안 맺혀서 속을 태우더니, 가을 수확 직전에는 다 익은 포도알에 회색 곰팡이가 피어서 또 한 번 속을 태웠습니다. 이름은 하나인데 얼굴은 두 개인 병이라고 느꼈습니다.잿빛곰팡이병이란?잿빛곰팡이병은 회색곰팡이병이라고도 부르며, 병원균은 보트리티스 시네레아입니다. 포도뿐 아니라 딸기, 토마토 등 수많은 작물에 폭넓게 발생하는 병원균으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가장 골치 아픈 곰팡이병 중 하나로 꼽힙니다.이 병의 특징은 발병 부위가 두 군데로 나뉜다는 점입니다. 주로 꽃과 열매를 공격하지만 눈, 잎, 신초에도 나타날 수 있는데, 저는 봄철 개화기와 가을철 성숙기, 이렇게 두 번의 다른 시기에 각각 다른 증상으로 이 병을 맞닥..
1편에서 전정과 아상처리, 신초 유인까지 다뤘다면 이번엔 진짜 고비인 무핵처리 구간입니다. 저도 샤인머스켓을 6년째 지베렐린으로 무핵 처리해왔지만, 레드클라렛은 농도부터 처리 시기까지 미묘하게 달라서 경북농업기술원 강연 자료를 다시 정독했습니다. 6월 무핵처리부터 12월 토양검정까지, 제 밭 기준으로 정리해봤습니다.💉 6월 무핵처리와 지베렐린 1차 관리6월은 대부분 생장조절제로 무핵처리를 하는 시기입니다. 여기서 무핵처리란 씨 없는 포도를 만들기 위해 약제를 처리하는 작업으로, 톰슨씨들레스나 홍주씨들레스처럼 자연적으로 씨가 없는 위단위결과성 품종도 있지만, 레드클라렛은 서머블랙이나 나가노퍼플처럼 인위적으로 씨를 없애야 하는 품종입니다.소비자의 씨없는 포도 선호도가 83.2%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를 감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