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이던 땅을 밭으로 바꾸고 비가림 하우스를 직접 올린 지 어느덧 6년이 됐어요. 농사를 해보니 지붕 비닐은 한 번 씌우면 끝나는 자재가 아니더라고요. 몇 해가 지나면 지붕에 올라가 다시 갈아야 하는 소모품이고, 그때마다 품도 돈도 만만치 않게 들어갑니다. 그래서 "장수비닐을 계속 쓸까, 아니면 PO필름으로 갈아탈까"는 비가림 하우스를 하는 분이라면 한 번쯤 꼭 고민하는 주제예요. 저는 전자회로 설계가 본업이라 스펙을 숫자로 비교하는 버릇이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도 수명과 투광률을 논문과 공공 자료 위주로 정리해 봤습니다. 먼저 결론부터 말하면, "PO필름이 무조건 낫다"가 아니라 "내 하우스 구조와 교체 주기에 맞느냐"로 갈린다는 쪽이에요.먼저 알아둘 용어폴리에틸렌(PE): 농촌에서 가장 흔한 비닐 소재..
35만 원짜리 작업대를 주문하려다가, 회사 점심시간 탁구 한 게임이 모든 걸 바꿔놨어요. 과수 농가라면 수확철마다 똑같은 고민을 해요. 포장 작업을 어디서, 무엇 위에서 할 것인가. 바닥에 쪼그려 앉아 하자니 몸이 남아나질 않고, 제대로 된 작업대를 맞추자니 비용도 비용이지만 철 지나면 그 큰 덩치를 어디에 둘지가 더 큰 문제예요. 이번 글은 제가 5년째 쓰고 있는 작업대 이야기예요. 주문제작, 책상 조합, 그리고 제가 선택한 작업대까지, 비용과 보관 문제를 비교해 보고, 실제로 포도 포장할 때 쓰는 무게별 분류 꿀팁까지 공개할게요.포장 작업대, 왜 필요할까어떤 과수 농가든 수확기가 되면 출하를 위한 포장 작업을 거쳐요. 송이를 고르고, 다듬고, 무게를 맞춰 상자에 담는 일이죠. 이 작업을 바닥에 쭈그려..
비료값만 매년 늘어나는데 포도알 굵기는 그대로다 싶으시면, 원인은 비료가 아니라 흙 속에 있을 확률이 큽니다. 저도 포도밭 6년 차가 되어서야 이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정식 토양검정을 받아봤고, 결과지를 받아 들고 나서야 그동안 나무가 왜 힘들어했는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오늘은 제가 직접 흙을 채취해서 김천 농업기술센터에 제출하고 받은 처방서를 근거로, 토양검정 준비 과정과 결과 읽는 법을 그대로 적어봅니다.토양검정이란 무엇인가토양검정이란 밭의 흙을 채취해서 화학적 성분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근거로 작물에 필요한 비료의 종류와 양을 정하는 절차를 말합니다. 쉽게 말하면 사람이 건강검진을 받고 부족한 영양소를 처방받는 것과 똑같은 원리라고 보면 됩니다.여기서 가장 먼저 나오는 개념..
포도 농사 지어보신 분들은 아실 텐데, 결과지를 철사에 못 잡아주면 그해 농사가 통째로 흔들립니다.샤인머스켓 결과지가 자라기 시작하면 3단으로 매어놓은 철사에 가지를 하나하나 고정해줘야 하는데, 이때 쓰는 게 포도 유인집게입니다. 빨래집게 아니냐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계신데, 전혀 다른 전용 제품입니다. 저도 초반에 종류별로 사서 직접 써보고 제일 편한 걸 찾는 데 시간을 꽤 썼는데, 그 과정과 최종 선택 제품을 오늘 정리해봅니다.결과지 유인, 집게 없이는 답이 없는 이유신초유인이라고 하는데, 쉽게 말해 새로 자라는 가지를 원하는 방향과 높이로 유도해서 고정해주는 작업입니다. 포도나무는 덩굴성이라 그냥 두면 아무 방향으로나 뻗어버리기 때문에, 3단 철사(수평으로 매어둔 유인선)에 결과지를 붙잡아줘야 나중에..
포도알만 보고 "이 정도면 익었겠지" 하고 따서 먹었다가 신맛에 인상 찌푸린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샤인머스켓은 겉모습만으로는 절대 당도를 알 수 없는 과일입니다. 저는 비가림 하우스에서 6년째 샤인머스켓을 직접 재배하고 출하하고 있는데, 오늘은 실제 현장에서 쓰는 수확 시기 판단 기준을 그대로 풀어드리겠습니다.🍇 대형 하우스와 노지 비가림 하우스, 출하 시기가 다르다같은 샤인머스켓이라도 재배 방식에 따라 출하 시기는 크게 갈립니다. 대형 유리온실이나 다겹 보온 하우스는 가온과 광량 조절이 가능해서 빠르면 7월 초부터 출하가 시작됩니다. 반면 저처럼 논을 개간한 노지 비가림 하우스는 자연 온도에 의존하는 구조라 빠른 경우도 10월 초는 되어야 첫 출하가 가능합니다.같은 품종이라도 시설 형..
포도밭에 서서 샤인머스켓 가격표를 보고 한숨 쉬는 농가가 요즘 정말 많습니다.2㎏에 3만 원 넘던 몸값이 지금은 만 원 남짓으로 주저앉았으니까요. 그 빈자리를 노리는 게 바로 국산 신품종 포도입니다.저도 올해 그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샤인머스켓 재배면적 감소, 왜 꺾였나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농업전망 2026'에 따르면 2026년 포도 재배면적은 전년 대비 2.5% 줄어드는데, 그중에서도 샤인머스켓만 9.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출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전망 2026). 2017년 전체 재배면적의 3.6%에 불과하던 샤인머스켓 비중이 2024년 43.1%까지 치솟았던 걸 생각하면 격세지감입니다. 원인은 단순합니다. 너도나도 심다 보니 성목(다 자라서 수확이 가능한 나무를 뜻합니다. 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