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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초제 두 통을 같이 흔들어 섞어서 뿌리기 시작한 뒤로, 저는 여름 통로 제초 작업 시간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쓴 건 아닙니다. 원래는 이미 자란 풀 잡는 약 따로, 새로 올라오는 풀 막는 약 따로 날을 나눠서 뿌렸는데, 어느 여름 너무 바빠서 급한 마음에 두 가지를 한 통에 섞어 봤습니다. 그런데 이게 의외로 잘 맞더군요.
제초제는 살충제·살균제와 원리 자체가 완전히 다릅니다. 벌레나 병균이 아니라 식물을 대상으로 하는 약이다 보니, 잘못 쓰면 내 작물이 제일 먼저 피해를 봅니다. 오늘은 6년 동안 포도밭 통로 관리하며 겪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제초제 종류부터 라벨 읽는 법, 희석, 살포 방법까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제초제가 풀을 잡는 두 가지 방식

제초제는 잡초를 죽이는 경로에 따라 크게 경엽처리제와 토양처리제로 나뉩니다. 경엽처리제는 이미 자라난 풀의 잎이나 줄기에 약이 흡수돼서 죽이는 방식이고, 토양처리제는 토양 표면에 얇은 처리막을 형성해서 잡초 씨앗이 발아하지 못하게 막는 방식입니다.
제가 쓰는 바스타는 경엽처리제이고, 알리온은 토양처리제입니다. 이 둘의 작동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는 걸 처음부터 이해하고 있었던 건 아닙니다. 알리온을 처음 썼을 때 저는 '뿌렸으니 풀이 바로 안 나겠지' 하고 안심했는데, 이미 자라 있던 풀들은 여전히 멀쩡하더군요. 나중에 알고 보니 알리온은 이미 나 있는 풀을 죽이는 약이 아니라, 앞으로 올라올 씨앗의 발아를 막는 약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바스타로 기존 풀을 먼저 말려 죽이고, 알리온으로 그 뒤에 올라올 풀까지 동시에 차단하는 방식으로 두 가지를 섞어서 쓰고 있습니다.
이렇게 섞어 쓰면 한 번 살포로 기존 잡초 제거와 향후 수개월간 발아 억제를 동시에 얻을 수 있어서, 저는 통로 제초 횟수를 눈에 띄게 줄였습니다. 여름철 통로에 매주 올라가던 걸 이제는 한 달에 한두 번으로 줄인 셈입니다.
경엽처리제는 이미 자란 풀을, 토양처리제는 앞으로 올라올 풀을 막습니다. 두 방식을 조합하면 기존 잡초 제거와 발아 억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품목명 속 유효성분, 글루포시네이트암모늄과 인다지플람
바스타의 유효성분은 글루포시네이트암모늄입니다. 이 성분은 식물체 내에서 글루타민합성효소라는 효소의 기능을 막습니다. 이 효소가 멈추면 식물 안에 암모니아가 고농도로 쌓이면서 광합성 자체가 차단되고, 결국 풀이 말라 죽습니다(출처: 대한신경과학회지 관련 자료). 잎에 직접 닿아야 흡수되는 방식이라 이미 자란 풀에만 효과가 있고, 토양에 남아 다음 풀의 발아까지 막지는 못합니다.
알리온의 유효성분인 인다지플람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이 성분은 식물이 세포벽을 만들 때 필요한 셀룰로스 생합성을 억제하는 새로운 작용기작을 가지고 있고, 살포 후 토양 표면에 강하게 흡착돼서 토양 속으로 거의 이동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출처: 바이엘크롭사이언스코리아).
저는 이 '토양 표면에 강하게 흡착된다'는 특징을 몰라서 크게 실수한 적이 있습니다. 알리온을 뿌리고 나서 며칠 뒤에 통로 상태가 지저분해 보이길래 관리기로 밭을 살짝 갈아엎었는데, 그해 여름 발아 억제 효과가 눈에 띄게 짧게 끝나버렸습니다. 나중에야 깨달았습니다. 토양 표면에 얇게 형성된 처리막을 제가 직접 갈아엎어서 깨뜨려버린 거였습니다. 그 뒤로는 알리온을 뿌린 자리는 최소 몇 달간 절대 갈지 않고 그대로 둡니다.
희석용수도 신경 쓰는 부분입니다. 토양처리제는 토양 입자에 흡착이 잘되는 성질 때문에 흙탕물로 희석하면 물속 흙 입자에 약이 먼저 붙어버려서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출처: 팜한농 제품정보). 저는 그 뒤로 알리온을 희석할 때는 지하수나 깨끗한 물만 쓰고, 흙물이 섞인 물은 절대 쓰지 않습니다.
| 유효성분 | 작용 방식 | 특징 |
|---|---|---|
| 글루포시네이트암모늄 | 글루타민합성효소 저해 | 경엽처리, 접촉형 위주 |
| 인다지플람 | 셀룰로스 생합성 저해 | 토양처리, 장기 발아억제 |
제초제 제형, 액제와 입상수화제의 차이
바스타는 액제(SL)입니다. 물에 잘 녹는 원제를 그대로 물에 타서 쓰는 제형으로, 살충제·살균제 편에서 다룬 액상수화제와 달리 가라앉는 성분이 거의 없어서 계량이 간단합니다.
알리온은 제품에 따라 입상수화제나 액상수화제로 나오는데, 제가 쓰는 제품은 입상수화제 형태입니다. 입상수화제는 작은 알갱이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가 물에 넣으면 풀어져서 수화제처럼 현탁액이 되는 방식으로, 가루가 날리지 않으면서도 수화제의 계량 편의성을 살린 제형입니다.
두 제형을 섞을 때는 순서가 중요합니다. 저는 물을 먼저 채우고 알리온(입상수화제)을 넣어 완전히 풀어지는 걸 확인한 다음, 바스타(액제)를 나중에 넣습니다. 순서를 반대로 했다가 통 안에서 살짝 뭉치는 걸 본 뒤로 이 순서를 지키고 있습니다.
작용기작이 다르면 왜 같이 써도 되는가
살충제·살균제 편에서 저는 같은 작용기작을 계속 쓰면 저항성이 생긴다고 여러 번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제초제에서는 반대로, 작용기작이 완전히 다른 두 약을 동시에 섞어 쓰는 게 오히려 장점이 됩니다.
글루포시네이트암모늄은 글루타민합성효소를 막는 방식이고, 인다지플람은 셀룰로스 생합성을 막는 방식이라 서로 겹치는 부분이 전혀 없습니다. 하나는 이미 자란 풀의 광합성을 차단해서 죽이고, 다른 하나는 앞으로 나올 풀의 세포벽 형성 자체를 막아버리니, 같은 통로에서 시간차를 두고 두 가지 방어선을 동시에 치는 셈입니다.
저는 이 조합을 쓰기 전에는 매번 같은 비선택성 제초제 한 가지만 계속 쳤는데, 몇 년 지나니 유난히 안 죽는 풀들이 통로에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것도 일종의 저항성 잡초가 자리 잡은 것이었을 수 있습니다. 작용기작이 다른 두 성분을 같이 쓰기 시작한 뒤로는 그런 '안 죽는 풀'이 확실히 줄었습니다.
작용기작이 다른 경엽처리제와 토양처리제를 함께 쓰면 기존 잡초 제거와 발아 억제, 저항성 잡초 방지까지 한 번에 노릴 수 있습니다.
품목등록번호와 독성표시, 약병 라벨 제대로 읽기
제초제 라벨에도 품목등록번호가 반드시 표기되어 있습니다. 농촌진흥청 심사를 거쳐 정식 등록된 농약에만 부여되는 고유 번호로, 등록된 작물과 안전사용기준이 이 번호와 함께 표시됩니다(출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약표시 연구자료).
1편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라벨에는 뚜껑 색과 함께 독성구분도 표시됩니다. I급(맹독성)부터 IV급(저독성)까지 나뉘는데, 이 등급은 LD50, 즉 시험동물의 절반이 죽는 양을 체중 kg당으로 나타낸 반수치사량을 기준으로 정해집니다(출처: 한국작물보호협회).
저는 비선택성 제초제를 저독성이라고 대충 다뤘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습니다. 바스타를 계량하다가 손목 쪽에 약액이 튀었는데, 별거 아니겠지 하고 그냥 넘어갔더니 그날 저녁 피부가 살짝 따가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뒤로는 제초제도 독성등급과 상관없이 계량과 살포 시 항상 장갑과 방제복을 착용합니다.
제초제도 살충제·살균제와 똑같은 순서로 라벨을 확인합니다. 품목등록번호 확인 → 유효성분과 제형 확인 → 독성등급 확인 → 경엽처리인지 토양처리인지 구분. 이 순서를 지킨 뒤로 알리온을 뿌리고 바로 밭을 갈아엎는 실수 같은 건 다시 하지 않습니다.
제초제 희석 방법, 저만의 혼용 비율
희석배수 계산 공식은 앞선 편들과 같습니다. 물의 양을 배수로 나누면 필요한 약량이 나옵니다. 다만 저는 바스타와 알리온을 섞어 쓰기 때문에, 각각의 라벨에 적힌 희석배수를 그대로 지키면서 같은 물통 안에 순서대로 넣는 방식을 씁니다.
예를 들어 20리터 물통 기준으로 알리온을 먼저 넣어 완전히 녹인 뒤, 바스타를 라벨 기준 희석배수에 맞게 넣고 마지막에 전착제를 소량 추가합니다. 처음에는 두 약의 권장 배수를 각각 지키면 총량이 너무 진해지는 게 아닐까 걱정했는데, 농약사에 문의해보니 서로 다른 유효성분이라 각자의 권장 배수를 그대로 지켜서 섞어도 된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희석용수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반드시 깨끗한 물을 씁니다. 저는 예전에 급한 마음에 논둑 옆 흙탕물을 그대로 퍼다 쓴 적이 있는데, 그해 알리온의 발아 억제 효과가 유난히 짧게 끝났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흙탕물 속 미세 입자에 인다지플람이 먼저 흡착돼서 정작 밭 토양에는 충분히 도달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제초제 살포 방법, 비산 방지가 최우선
비선택성 제초제는 포도나무에 닿으면 그 즉시 약해가 생깁니다. 저는 초창기에 통로 제초를 하다가 바람이 갑자기 방향을 바꾸면서 약제가 나무 아랫잎에 튄 적이 있는데, 며칠 뒤 그 잎들이 누렇게 타들어가는 걸 보고 정말 아찔했습니다. 그 뒤로는 노즐을 낮게 잡고, 나무 밑동에서 최소 1미터 이상 떨어진 곳까지만 약을 뿌립니다.
살포 시간대도 무풍에 가까운 이른 아침을 고집합니다. 풍속이 조금만 있어도 미세한 입자가 원치 않는 곳까지 날아가는 걸 여러 번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살포 후 관리도 중요합니다. 알리온을 뿌린 자리는 토양 표면의 처리막이 깨지지 않도록, 최소 몇 달간은 경운기나 관리기로 갈아엎지 않습니다. 이 원칙을 지킨 뒤로 발아 억제 효과가 라벨에 적힌 기간만큼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걸 확인했습니다.
분무기도 따로 관리합니다. 제초제용 분무기는 살충제·살균제용과 완전히 분리해서 씁니다. 예전에 같은 분무기를 대충 헹구고 살균제를 탔다가 미세한 잔여물 때문에 작물에 약해가 생긴 적이 있어서, 지금은 제초제 전용 분무기에 아예 표식을 해두고 다른 약과는 절대 섞어 쓰지 않습니다.
제초제 사용 시 반드시 챙길 주의사항
보호구는 다른 농약과 마찬가지로 필수입니다. 저는 방제복, 마스크, 장갑, 보안경을 세트로 갖추고 제초제 살포 때도 절대 빠뜨리지 않습니다.
작물 비산 피해를 막는 게 제초제에서 가장 중요한 주의사항이라고 느낍니다. 저는 살포 전에 항상 나무와의 거리, 바람 방향, 노즐 높이를 세 번은 확인하고 시작합니다.
토양처리제는 뿌린 뒤 경운을 피해야 한다는 점 외에도, 뿌리가 얕은 어린 나무 주변에는 사용을 자제합니다. 인다지플람이 토양 표면에 남아있는 만큼, 뿌리가 얕게 퍼진 묘목 근처에서는 피해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수확 전 안전사용기준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다만 제초제는 통로에 처리하는 경우가 많아 작물 자체에 직접 처리하는 살충제·살균제보다는 잔류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지만, 그래도 저는 PLS 체계에 따라 등록 여부와 사용 시기를 매번 다시 확인합니다(출처: 농림축산식품부 PLS 특별홈페이지).
보호구 착용, 비산 방지, 살포 후 경운 자제, 어린 나무 주변 사용 주의 — 제초제는 내 작물이 가장 먼저 피해를 볼 수 있는 약이라는 걸 항상 염두에 둬야 합니다.
제초제 관련 자주 묻는 질문
Q1. 바스타와 알리온을 꼭 섞어서 써야 하나요?
필수는 아니지만, 저는 시간과 방제 횟수를 줄일 수 있어서 계속 섞어 씁니다. 각 성분의 권장 희석배수를 지키고 순서만 맞추면 문제없이 사용해왔습니다.
Q2. 알리온을 뿌린 뒤 비가 안 오면 효과가 없나요?
제 경험상 어느 정도 토양 수분이 있어야 처리막 형성이 잘 됩니다. 너무 건조한 날씨가 며칠 이어지면 저도 효과가 늦게 나타나는 걸 느꼈습니다.
Q3. 제초제도 작용기작을 매번 바꿔야 하나요?
제초제는 살충제·살균제와 반대로, 오히려 서로 다른 작용기작을 동시에 섞어 쓰는 게 저항성 잡초를 막는 데 도움이 됩니다.
Q4. 비선택성 제초제가 나무 뿌리로 흡수되진 않나요?
제가 쓰는 두 성분 모두 뿌리로 깊이 이동하는 유형은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다만 안전을 위해 나무 밑동 주변은 항상 일정 거리를 두고 살포합니다.
Q5. 알리온 뿌린 자리는 언제까지 갈면 안 되나요?
제품 라벨상 발아 억제 지속 기간이 5~6개월로 나와 있어서, 저는 최소 그 기간 동안은 해당 구역을 갈지 않고 그대로 둡니다.
오늘의 핵심 정리
✅ 경엽처리제(기존 풀 제거)와 토양처리제(발아 억제)의 역할을 구분해서 이해한다
✅ 작용기작이 다른 두 성분은 오히려 함께 써서 저항성 잡초를 예방한다
✅ 품목등록번호와 독성등급을 확인하고, 저독성이라도 보호구는 반드시 챙긴다
✅ 토양처리제는 깨끗한 물로 희석하고, 살포 후 일정 기간 경운을 피한다
✅ 비선택성 제초제는 나무와 충분한 거리를 두고 무풍 시간대에 낮은 노즐로 살포한다
✅ 제초제용 분무기는 다른 농약용과 분리해서 관리한다
제초제는 다른 어떤 농약보다 '내 작물을 먼저 지킨다'는 마음으로 다뤄야 한다고 느낍니다. 벌레나 병균을 상대하는 약과 달리, 잘못 뿌리면 잡으려던 잡초가 아니라 내가 키우는 나무가 먼저 다칩니다. 6년 동안 통로 제초를 하며 배운 건, 결국 성분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나무와의 거리를 지키는 것이 가장 확실한 안전장치라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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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개인의 농사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정보성 글이며, 실제 제초제 사용 시에는 반드시 제품 라벨의 유효성분·제형·품목등록번호·독성표시·작용기작 표기와 농약안전정보시스템(PSIS)의 최신 등록 정보를 우선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