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한 번 불었는데 멀쩡해 보이던 가지가 툭 부러졌습니다. 부러진 단면을 보니 속이 텅 비어 있고 눈 부위 근처 표피가 거뭇하게 변색돼 있더군요. 포도호랑하늘소였습니다.포도호랑하늘소란? (풍뎅이류와는 다릅니다)먼저 헷갈리기 쉬운 부분부터 짚고 갈게요. 풍뎅이류는 딱정벌레목 풍뎅이과에 속하고, 주로 밤에 날아와 잎이나 꽃을 갉아먹는 방식으로 가해합니다. 반면 포도호랑하늘소는 딱정벌레목 하늘소과에 속하는 완전히 다른 곤충으로, 성충이 아니라 유충이 줄기 속을 파먹으며 자라는 천공성 해충입니다.포도호랑하늘소는 1980년대 초반부터 국내 포도밭에서 꾸준히 문제가 돼온 대표적인 줄기 해충입니다. 연 1회 발생하고, 가해 부위 속에서 2~3령 유충으로 겨울을 납니다.같은 하늘소과라도 참나무하늘소는 주로 참나무류를..
멀쩡하던 새순이 하루아침에 축 늘어졌습니다. 잘라보니 줄기 속이 텅 비어 있고 그 안에 애벌레 한 마리가 꿈틀거리고 있더군요. 범인은 포도유리나방이었습니다.포도유리나방이란?포도유리나방은 이름 그대로 날개가 투명한 나방인데, 실제로 밭에서 문제가 되는 건 나방 자체가 아니라 그 유충(애벌레)입니다. 포도나무 줄기 속을 파먹으며 자라는 해충으로, 오래전부터 포도나무의 주요 해충으로 꼽혀왔습니다.연 1회 발생하는데, 생활사가 좀 특이합니다. 고추 같은 가지속 식물의 줄기 속에서 유충 상태로 겨울을 나고, 4월 하순에서 5월 상순 사이 번데기가 됐다가 5~6월 상순에 성충(다 자란 나방)으로 우화합니다. 우화란 번데기에서 성충으로 완전히 탈바꿈해 밖으로 나오는 과정을 말합니다.성충은 밤에 활동하면서 신초(새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