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말짜리 드릴까요, 25말짜리 드릴까요?" 농약사에서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저는 속으로 완전히 얼어붙었습니다. 리터나 g 단위가 익숙한 저한테 '말'이라는 단위는 그냥 외계어였습니다. 옛날 어른들이 쌀이나 곡식 잴 때 쓰던 개념이라는 것 정도만 어렴풋이 알고 있었죠. 그래서 용기 내서 물어봤습니다. "1말이면 18리터 말하는 거예요?" 그러자 농약사 사장님이 웃으면서 "말통 1개요"라고 정정해주셨습니다. 농약을 아무리 잘 골라도, 물에 제대로 희석하고 제대로 살포하지 못하면 다 소용없습니다. 오늘은 앞서 소개한 살충제, 살균제, 전착제를 실제로 어떻게 물에 타고, 어떻게 뿌리는지 6년 동안 몸으로 익힌 현장 노하우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농약 단위부터 정리, 말통과 리터의 차이전통적인 '한 말'은..
5월의 어느 저녁, 샤인머스캣 방제를 하다가 하마터면 비닐하우스 전체를 날릴 뻔한 상황을 겪었다.동력분무기 모터에서 시커먼 연기와 함께 불길이 타오르는 걸 눈앞에서 목격했을 때, 머릿속이 하얘졌다.그 경험을 그대로 기록해두고 싶어서 이 글을 쓴다. 농기계를 쓰는 분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셨으면 한다.동력분무기 작동 중 이상 신호 들었다 – '치지직' 소리를 그냥 넘겼다그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저녁 시간에 500리터 고래통에 물을 채우고 살균제·살충제를 배합했다. 교반기로 농약이 잘 섞이도록 동력분무기를 가동했고, 5~10분 정도 기다리고 있는데 모터 쪽에서 "치지직" 하는 소리가 잠깐 들렸다.솔직히 말하면, 그때 나는 그냥 넘겼다. 모터 쪽을 살짝 봤는데 육안으로는 별다른 이상이 없어 보였고, 해가 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