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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순 색깔이랑 똑같은 연두색 벌레가 새순 위에 앉아 있어도 못 알아봅니다. 저도 몇 년째 원인 모를 구멍 뚫린 잎을 보고 냉해인 줄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범인은 장님노린재였습니다.
노린재란?
포도밭에서 가장 골치 아픈 노린재는 몸집이 큰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 같은 놈이 아니라, 훨씬 작고 눈에 안 띄는 애무늬고리장님노린재입니다. 장님노린재과에 속하는 종으로, 이름처럼 눈이 잘 안 보이는 게 아니라 몸이 작고 색이 새순과 비슷해서 사람 눈에 잘 안 띈다는 뜻으로 붙은 이름입니다.
크기는 약충(부화 후 성충이 되기 전 단계) 1~3mm, 성충이 돼도 4~6mm에 불과합니다. 몸 색깔이 새순과 거의 같은 엷은 녹색이라, 저도 새순을 유심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놓치기 일쑤였어요.
전국 조사에서도 포도에 발생하는 노린재 중 애무늬고리장님노린재가 다른 종보다 압도적으로 개체수가 많았다는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한국응용곤충학회지). 실제로 조사 대상 지역 중 저희 지역인 김천도 피해가 확인된 주요 포도 집단재배지 중 하나로 이름이 올라 있었어요. 남 얘기가 아니었던 거죠.
노린재 피해 사례

제가 처음 이 벌레를 의심하게 된 건 새순 잎에 구멍이 숭숭 뚫리고 잎이 살짝 기형으로 자라는 걸 본 뒤였습니다. 처음엔 냉해나 생리장해인 줄 알았는데, 확대경으로 새순을 뒤져보고서야 연두색 작은 벌레를 발견했습니다.
더 심각한 건 과실 피해였습니다. 장님노린재가 어린 과실을 흡즙하면 껍질 부분이 흑갈색으로 코르크화되고 심하면 어린 과실이 떨어져 나가는 낙과 피해까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경북매일). 저도 착과 직후에 알갱이 표면이 거칠게 변한 송이를 몇 개 발견했는데, 그때는 이미 상품성을 되돌릴 방법이 없었습니다.
전국 조사에서는 피해가 심한 과원의 경우 피해신초율(전체 새가지 중 피해를 입은 새가지의 비율)이 나주 85%, 김포 65%에 달했다는 결과도 있었습니다(출처: 한국응용곤충학회지). 저희처럼 한 그루 두 그루 피해를 보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는 걸 이 수치를 보고 다시 느꼈어요.
노린재가 좋아하는 환경
장님노린재는 휴면 중인 포도나무 눈 부위에 알로 붙어 겨울을 납니다. 그러다 봄에 새순이 2cm 정도 자라 잎이 2~3개 보일 무렵 부화하는데, 이 시점이 바로 포도나무 생육 초기와 정확히 맞물립니다.
저희 밭 기준으로는 발아 직후부터 개화 전까지가 가장 위험한 시기였습니다. 이 시기는 나무 전체가 연한 새순 투성이라 벌레 입장에서는 먹이가 가장 풍부한 때이기도 하고요.
기주식물이 살구나무, 벚나무 등 여러 종에 걸쳐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밭 주변에 이런 나무가 있으면 그쪽에서 겨울을 난 개체가 봄에 포도밭으로 넘어올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니까요.
노린재 예방법은?
가장 중요한 건 예찰(발생 여부와 밀도를 미리 확인하는 작업)입니다. 발아기부터 새순을 주기적으로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방제 타이밍을 크게 앞당길 수 있습니다.
저는 발아기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나무 몇 그루를 정해놓고 새순을 확대경으로 확인합니다. 전체를 다 볼 수는 없으니 대표 구간을 정해서 표본 조사하듯 체크하는 방식인데, 이게 생각보다 발생 시점을 잘 잡아냅니다.
끈끈이트랩을 걸어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실제 조사에서도 끈끈이트랩에 여러 종의 노린재가 잡혔는데, 그중 애무늬고리장님노린재가 가장 우점종으로 확인됐습니다(출처: 한국농업생명과학연구). 저도 발아기부터 트랩을 걸어두고 채집되는 개체수 변화로 방제 여부를 판단하고 있습니다.
노린재 발생 시 방제 방법은?
방제 적기는 명확합니다. 새가지 잎이 1~2장 나오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개화 전까지입니다. 이 구간을 놓치면 이미 흡즙 피해가 진행돼 과실 코르크화까지 이어질 수 있어요.
| 성분/방식 | 방제가(효과) | 비고 |
|---|---|---|
| 펜니트로티온 | 약 94.8% | 포장실험에서 가장 우수 |
| 클로르피리포스 | 약 91.6% | 로테이션 시 대체 계열 |
| 펜발러레이트 계열 | 방제 효과 확인 | 발생 초기 보조 사용 |
연구에서도 펜니트로티온과 클로르피리포스가 각각 94.8%, 91.6%의 좋은 방제가를 보였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출처: 한국응용곤충학회지). 방제 횟수를 늘린다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었는데, 잎 전개기 1회 방제와 잎 전개기·꽃송이 분리기·착과기 3회 방제 간의 수량 차이가 크지 않아 잎 전개기 적기방제 1회가 경제적으로 가장 합리적이라는 분석도 함께 나왔습니다.
저는 이 결과를 보고 방제 횟수를 무작정 늘리기보다, 잎 전개기 타이밍 하나를 놓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약값도 아끼고 효과도 오히려 더 확실했어요.
살포 간격은 발아 전부터 개화 전까지 7~10일 간격으로 2~3회가 기본입니다.
저는 예찰로 확인한 발생 시점에 맞춰 첫 방제를 하고, 일주일 뒤 한 번 더 확인해서 밀도가 안 줄었으면 추가 방제를 하는 식으로 유동적으로 대응합니다. 무조건 정해진 횟수를 다 채우기보다 현장 상황에 맞추는 게 낫더라고요.
노린재 관련 정보, 기사, 뉴스, 논문, 기술 자료 링크
· 상주시 포도 장님노린재 적기 방제 필요 (경북매일)
· 포도에 발생하는 장님노린재의 종류·피해·기주식물 (한국응용곤충학회지)
· 애무늬고리장님노린재 방제약제 선발 및 방제체계 연구 (한국응용곤충학회지)
· 수출포도 재배단지 지역·관리형태별 노린재 피해 연구 (농업생명과학연구)
함께보면 좋은 글 링크
[※ 실제 keepingkorea.com 게시물 URL을 알려주시면 진딧물, 점박이응애, 총채벌레, 깍지벌레 등 관련 병해충 방제 글 링크를 여기에 정리해서 넣어드릴게요.]
자주 묻는 질문
Q1. 새순에 벌레가 안 보이는데 잎만 기형으로 자라요. 노린재가 맞나요?
A. 저도 처음엔 냉해로 오해했는데, 장님노린재는 이미 흡즙하고 이동한 뒤라 흔적만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확대경으로 생장점 주변을 꼼꼼히 확인해보세요.
Q2. 방제를 몇 번이나 해야 하나요?
A. 연구 결과를 보면 무조건 여러 번보다 잎 전개기 적기방제 1회가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저도 예찰 결과를 보고 필요할 때만 추가로 방제합니다.
Q3. 과실에 코르크화가 생겼는데 되돌릴 수 있나요?
A. 이미 생긴 상처는 회복되지 않습니다. 저도 이 부분 때문에 예찰의 중요성을 뒤늦게 깨달았어요.
Q4. 끈끈이트랩은 언제부터 걸어야 하나요?
A. 저는 발아기부터 걸어둡니다. 알에서 부화하는 시점을 놓치지 않으려면 이 시기가 가장 안전합니다.
Q5. 밭 주변에 벚나무가 있으면 더 위험한가요?
A. 기주식물 목록에 벚나무, 살구나무가 포함돼 있어서, 주변에 이런 나무가 있다면 예찰을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 마무리
1. 발아기부터 새순을 표본 구간 정해서 주기적으로 확대경 예찰하세요.
2. 끈끈이트랩을 걸어 개체수 변화를 확인하세요.
3. 잎 1~2장 나올 때 첫 방제를 놓치지 말고, 이후는 예찰 결과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하세요.
장님노린재는 색깔부터 사람을 속이는 놈입니다. 저도 몇 년을 냉해로 오해하다가 확대경 하나로 범인을 찾았어요. 결국 눈에 안 보이는 시기에 얼마나 부지런히 들여다보느냐가 그해 새순과 과실을 지키는 길이었습니다.
※ 본 글은 개인 농가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농약 사용 전 반드시 해당 작물 등록 여부와 안전사용기준을 농약정보서비스(pis.rda.go.kr) 또는 지역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