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일하는 후임 직원이 F-5 영주 자격으로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데, 얼마 전 "한국 주식도 투자할 수 있냐"라고 물어왔다. 당연히 될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알아보니 준비할 서류가 생각보다 여러 갈래였다. 증권사마다 요구사항이 다르고, 신분증 종류에 따라 절차가 갈리는 부분도 있어서 직접 하나씩 확인하고 정리한 내용을 남긴다.

<진행 절차도>
외국인 증권계좌 개설 가능한 증권사 목록
외국인 지원이 실제로 확인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하나은행 정도로 좁혀진다. 후임한테 "이 증권사 저 증권사 아무 데나 가면 되는 줄 알았다"는 말을 듣고, 실제로 같이 지점 두 곳을 돌아본 적이 있다. 한 곳은 담당 직원조차 외국인 계좌 개설 절차를 헷갈려해서 30분 넘게 대기만 했고, 결국 외국인 고객 응대가 익숙한 지점을 다시 찾아가서야 순조롭게 진행됐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비대면(모바일) 개설 앱 화면에 외국인 이용 제한 안내가 명시된 경우가 있어서, 대부분 영업점 직접 방문이 필요하다는 점을 미리 알아두는 게 헛걸음을 줄이는 길이다.
증권계좌 개설 시 필요한 서류 총정리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서류는 신분증(외국인등록증 또는 이에 준하는 증표), 여권, 한국 후불 휴대폰 번호, 본인 명의 한국 은행 계좌 이렇게 네 가지다. 여기서 실명확인이라는 절차가 등장하는데, 이는 금융기관이 계좌 명의자가 실제 본인인지를 신분증과 대조해서 검증하는 절차를 말한다. 실명확인이 제대로 안 되면 아무리 서류를 갖춰도 계좌가 열리지 않는다. 후임의 경우 영주증이 이미 있어서 이 부분은 수월했지만, 혹시 신분증 발급 전이라면 아래 순서대로 서류를 미리 챙겨가는 걸 권한다.
ARC, 영주증, 국내거소신고증의 차이와 인정 여부
외국인등록증(ARC)이 가장 일반적인 신분증이지만, 비자 종류에 따라 명칭이 달라진다. F-5(영주) 소지자는 영주증을, F-4(재외동포) 소지자는 국내거소신고증을 받는다. 후임이 처음엔 "나는 ARC가 없는데 계좌를 못 여는 거냐"라고 걱정했는데, 확인해 보니 명칭만 다를 뿐 은행·증권사에서는 이 세 가지를 동등하게 인정하고 있었다. KB국민은행 안내에서도 외국인등록증, 영주증, 국내거소신고증 중 하나만 있으면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외국 여권이나 운전면허증만으로는 실명확인이 안 되므로, 이 세 가지 중 하나는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외국인등록증(ARC) 발급 방법과 하이코리아 예약 절차
ARC나 영주증은 관할 출입국·외국인청에서 발급하며, 반드시 하이코리아(hikorea.go.kr) 사전 방문예약이 필요하다. 예약 없이 방문하면 접수 자체가 거절된다. 준비물은 여권 원본, 증명사진 1매(3.5×4.5cm), 수수료 35,000원, 체류지 입증서류다. 신청 후 카드 수령까지 통상 2~3주 걸리므로, 계좌를 급하게 열어야 한다면 최소 한 달 전에는 신청을 마쳐두는 게 안전하다(출처: 하이코리아).
한국 후불 휴대폰 개통 방법과 SMS 본인인증 준비
증권사 앱은 대부분 SMS 본인인증을 요구하는데, 여기서 후불 요금제가 필요해진다. 후불 요금제는 통신사에 매달 요금이 자동 청구되는 방식으로, 한국 은행계좌나 신용카드가 결제수단으로 등록돼 있어야 개통이 가능하다. 다행히 후임은 입사 초기에 이미 후불폰을 개통해 둔 상태라 이 단계는 건너뛸 수 있었는데, 만약 아직 선불 유심을 쓰고 있다면 먼저 그 번호로 은행 지점을 방문해 계좌부터 열고, 이후 후불로 전환하는 순서가 현실적이다.
외국인 은행계좌 개설 방법과 지점 선택 요령
지점 창구 방문이 기본이며, 외국인등록증(또는 영주증·거소신고증), 여권, 후불 휴대폰을 지참하면 된다. KB스타뱅킹처럼 비대면(모바일) 개설을 지원하는 은행도 있는데, 이 경우 국내 통신사 본인확인이 필수라서 외국 번호나 선불 유심으로는 진행이 안 된다. 후임은 이미 계좌가 있었지만, 증권사 연계용으로 새 계좌를 하나 더 열자고 했더니 지점에서 재직증명서를 추가로 요구했다. 회사 인사팀에 요청하니 당일 발급받을 수 있었고, 그 서류를 들고 다시 방문하니 절차가 빠르게 끝났다. 처음부터 재직증명서를 챙겨갔더라면 왕복 두 번 걸음을 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권으로 실명확인 시 필요한 주소 검증 서류 발급 방법
영주증이나 ARC가 아직 없어서 여권만으로 실명확인을 진행해야 한다면, 별도의 주소 검증 서류가 추가로 필요하다. 자택 주소는 본인 명의 공공요금 청구서, 임대차계약서, 등기우편 수령확인 등으로 증빙하고, 직장 주소는 재직증명서나 건강보험증으로 증빙한다. 재직증명서는 회사 인사팀에 요청하면 대부분 당일 발급되고,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나 정부24에서 온라인으로 바로 뽑을 수 있다. 참고로 영주증이나 ARC를 이미 발급받았다면 카드 자체에 체류지 주소가 등록돼 있어서 이 절차는 대부분 생략된다.
계좌 개설 후 알아둘 양도소득세와 배당소득세
계좌를 열었다고 끝이 아니다. 국내 상장주식의 양도차익은 일반적으로 비과세지만, 대주주 요건에 해당하면 과세 대상이 된다. 대주주란 특정 종목을 지분율 1% 이상 보유하거나, 보유 주식 평가액이 50억 원을 초과하는 투자자를 뜻하는 용어로, 일반 개인 투자자는 대부분 여기 해당하지 않는다. 배당금에는 15.4%의 원천징수가 적용되는데, 원천징수란 소득을 지급하는 쪽(여기서는 증권사)이 세금을 미리 떼고 지급하는 방식을 말한다. 후임의 경우 본국과 한국 간 조세조약 여부를 확인해 보라고 알려줬는데, 이 부분은 국가마다 세율이 달라서 개인이 직접 확인하는 게 정확하다(출처: 금융위원회).
꼭 확인할 것
증권사마다 외국인 계좌 개설 정책이 수시로 바뀐다. 방문 전 반드시 콜센터로 최신 정책과 준비 서류를 재확인하는 걸 권한다. 후임과 서류를 다 갖췄다고 생각하고 갔는데 지점에서 추가 서류를 요구해서 두 번 방문한 게 바로 이 글을 쓰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정리하며
한국 거주 외국인의 주식 투자는 신분증(ARC·영주증·거소신고증), 여권, 후불 휴대폰, 은행계좌 이 네 가지만 순서대로 갖추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다만 서류 하나가 없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는 구조라서, 신분증 확인 → 은행계좌 개설 → 후불폰 확인 → 증권계좌 개설의 순서를 지키는 게 시행착오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후임 직원 케이스처럼 영주증이 이미 있는 경우엔 생각보다 빠르게 끝나니, 지점 방문 전 전화 한 통으로 필요 서류를 재확인하는 것만 기억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