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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지베렐린 1차 처리를 하려고 화수를 들여다보면 어김없이 진딧물이 붙어있습니다.
처음엔 저것도 진드기 종류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진딧물과 진드기는 아예 계통이 다른 벌레였습니다. 이름이 비슷해서 오랫동안 헷갈렸던 게 저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진딧물이란? (진드기와는 다른 벌레)
진딧물은 곤충입니다. 다리 여섯 개, 몸이 머리·가슴·배로 나뉘는 전형적인 곤충 구조를 가지고 있고, 식물의 즙을 빨아 먹는 노린재목에 속합니다.
반면 흔히 헷갈리는 진드기, 그러니까 응애는 곤충이 아니라 거미나 전갈과 같은 절지동물 무리, 즉 다리가 여덟 개인 거미강에 속합니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생물학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무리인 셈입니다.
저도 몇 년 전까지는 그냥 뭉뚱그려서 벌레라고만 불렀는데, 진딧물은 침 같은 입으로 식물 즙을 빨아 먹고 그 부산물로 끈적한 당분, 즉 감로를 배설한다는 걸 알게 되면서 확실히 구분하게 됐습니다. 진딧물은 영양분 중 단백질이 부족하고 탄수화물이 과다해서 남는 당분을 배설물로 내보내는데, 이게 바로 감로입니다.
진딧물 피해 사례

진딧물이 배설하는 감로는 그 자체로도 끈적해서 성가시지만, 진짜 문제는 그 위에 그을음병 곰팡이가 자라난다는 겁니다. 잎과 송이 표면이 검게 그을린 것처럼 변하면서 상품성이 크게 떨어집니다.
샤인머스켓의 경우 저는 매년 지베렐린 1차 처리 시기에 화수, 그러니까 꽃송이 부분에서 진딧물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충청북도농업기술원 자료를 보면 지베렐린 1차 처리는 만개기부터 약 2일 후까지 실시하는데, 이 시기가 공교롭게도 진딧물이 새로 자라는 화수에 몰려들기 딱 좋은 시점이었습니다(출처: 충청북도농업기술원 포도연구소).
작년에도 지베렐린 처리를 위해 화수를 들여다보다가 꽃송이 축 사이사이에 새까맣게 붙어있는 진딧물 떼를 발견했습니다.
처음엔 몇 마리 안 되는 줄 알았는데 화수를 살짝 흔들어보니 아래쪽까지 떼로 붙어있었고, 이미 그 아래 잎 몇 장은 표면이 끈적하고 거뭇거뭇하게 변해있었습니다. 그대로 지베렐린을 처리했다가는 약액이 진딧물과 감로 범벅인 화수에 그대로 묻는 셈이라, 처리를 하루 미루고 진딧물 방제부터 먼저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뒤로는 지베렐린 처리 직전에 화수 상태를 반드시 확인하는 게 저만의 루틴이 됐습니다.
진딧물이 좋아하는 환경
진딧물은 특정 작물만 가리는 벌레가 아닙니다. 저희 밭 주변 텃밭에서 키우는 호박, 수박, 토마토에서도 매년 빠짐없이 발견되는 걸 보면, 식물의 종류를 크게 가리지 않고 즙이 있는 연한 조직이면 어디든 자리를 잡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새로 자라는 신초, 어린잎, 꽃송이처럼 조직이 연한 부위를 특히 선호하는데, 이 부위가 즙이 많고 표피가 얇아 흡즙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저는 매년 진딧물이 나타나는 시기가 신기하게도 비슷하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화수가 한창 커지는 지베렐린 1차 처리 무렵마다 어김없이 나타났고, 그 뒤로는 신초 생육기 내내 크고 작게 발생을 반복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계절이나 날씨보다는 나무의 생육 단계, 특히 연한 새순이 많이 나오는 시기를 기준으로 예찰 강도를 조절합니다.
진딧물 예방법은?
저는 지베렐린 1회 처리를 준비할 때, 진딧물이 있는 걸 확인하면 지베렐린 용액에 진딧물약을 함께 첨가해서 처리하는 방법을 씁니다.
화수를 침지하거나 살포하는 작업을 어차피 한 번에 진행해야 하는데, 이 타이밍에 진딧물약을 같이 섞어 넣으면 작업 횟수를 줄이면서도 예방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지베렐린과 혼용 가능한 약제인지는 반드시 사전에 확인하고 섞습니다.
청벌레 방제 때와 마찬가지로, 저는 진딧물도 눈에 안 보인다고 방심하면 안 된다는 걸 여러 번 겪으면서 배웠습니다.
그래서 신초가 왕성하게 자라는 시기에는 화수와 새순을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발생 여부와 상관없이 일정 간격으로 예방 살포를 병행하는 걸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진딧물 발생 시 방제 방법은?
발생을 확인하면 저는 청벌레 때와 똑같은 원칙으로 접근합니다. 발견 즉시 방제하고, 정기적인 관리를 병행하는 겁니다.
진딧물은 유시충, 그러니까 날개 달린 개체가 생기면 다른 나무로 빠르게 이동해서 번지기 때문에, 한 그루에서 발견됐다고 그 그루만 처리하고 끝내면 안 됩니다. 저는 발견된 그루 주변 나무까지 함께 살펴보고 필요하면 같이 처리합니다.
작년 화수 사건 때는 진딧물 전용 살충제를 먼저 쳐서 밀도를 확 낮춘 뒤, 지베렐린 처리를 하루 미뤄서 진행했습니다. 그 뒤로도 열흘 간격으로 신초 상태를 확인하면서 재발 여부를 점검했고, 실제로 두 차례 더 소규모로 발생한 걸 초기에 잡았습니다.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소량이라도 발견되면 바로 처리하는 방식이, 크게 번진 뒤에 한 번에 방제하는 것보다 훨씬 수월했습니다.
정확한 등록약제와 지베렐린 등 다른 자재와의 혼용 가능 여부, 안전사용기준은 반드시 농촌진흥청 농약안전정보시스템에서 확인 후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추천 살충제 : 팡파레에이스, 세티스
진딧물 관련 기사 및 자료 링크
· 충청북도농업기술원 포도연구소 - 지베렐린 처리 시기 및 방법 안내
· 초보 귀농인의 원두막 - 진딧물 생태와 감로(그을음병 원인) 설명
· 농촌진흥청 농사로 - 미생물을 이용한 병해충(진딧물 포함) 방제 정보
자주 묻는 질문
Q1. 진딧물과 응애를 육안으로 구분할 수 있나요?
크기와 움직임으로 구분합니다. 진딧물은 상대적으로 크고 잎이나 신초에 무리 지어 붙어있는 반면, 응애는 훨씬 작고 잎 뒷면에서 거미줄 같은 흔적을 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Q2. 지베렐린과 진딧물약을 같이 섞어도 되나요?
저는 혼용 가능 여부를 확인한 제품으로 함께 처리하고 있습니다. 다만 모든 조합이 안전한 건 아니라서, 혼용가부표를 반드시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Q3. 그을음병이 생긴 잎은 닦아내면 되나요?
물리적으로 닦아내면 일시적으로 깨끗해 보이지만, 진딧물 자체를 방제하지 않으면 감로가 계속 나와서 다시 그을음이 생깁니다. 근본 원인인 진딧물부터 잡아야 합니다.
Q4. 텃밭 작물의 진딧물이 포도나무로 옮겨오나요?
직접적인 이동 경로가 항상 확인되는 건 아니지만, 저는 텃밭과 포도밭이 가까운 만큼 텃밭에서 진딧물이 보이면 포도나무도 함께 살펴보고 있습니다.
Q5. 정기 방제 간격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요?
저는 신초가 왕성한 시기에는 열흘 간격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발생이 뜸한 시기에는 간격을 늘리지만, 아예 확인을 거르지는 않습니다.
결론
진딧물은 매년 빠짐없이 찾아오는 손님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아예 지베렐린 처리 준비 목록에 진딧물 확인 항목을 넣어뒀습니다.
청벌레와 마찬가지로, 눈에 안 보인다고 놔두면 안 된다는 걸 매년 되새기고 있습니다.
오늘 당장 실천해볼 것 세 가지
1. 지베렐린 처리 전 화수 상태를 반드시 확인한다
2. 진딧물이 보이면 그 그루뿐 아니라 주변 나무까지 함께 점검한다
3. 신초 왕성기에는 정기적인 예찰 일정을 미리 정해둔다
· 진딧물은 곤충, 진드기(응애)는 거미강으로 분류학적으로 완전히 다릅니다
· 흡즙 피해보다 감로로 인한 그을음병이 상품성에 더 큰 문제가 됩니다
· 샤인머스켓은 지베렐린 1차 처리 시기 화수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작물을 가리지 않고 연한 신초·화수 조직을 선호합니다
· 예방은 지베렐린 처리 시 병행 첨가와 정기 예찰이 핵심입니다
· 발생 시엔 즉시 방제와 주변 나무 점검, 재확인을 병행해야 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농사 경험과 공개된 농업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정확한 약제 선택과 혼용 가능 여부, 안전사용기준은 반드시 농촌진흥청 농약안전정보시스템 및 관할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