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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수 필터 직접 만들기 1편, FRP 탱크부터 여과재까지 6가지 부품 완전정리

키핑맨 2026. 8. 18. 16:15

목차


    1개의 필터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부품은 6가지. 처음 아무것도 몰랐을 때는 막막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하나씩 뜯어보니 원리는 생각보다 단순했습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조립해서 지금도 밭에서 쓰고 있는 3단계 정수 시설 중 1단계, 샌드 필터를 이루는 6가지 부품을 하나씩 다 뜯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3단계 정수 시설의 구조와 필터 종류

    제가 만든 정수 시설은 총 3단계 필터로 구성됩니다.

    1단계는 샌드 필터로 흙이나 모래 같은 굵은 이물질을 걸러내는 역할이고, 2단계는 제철·제망간 필터로 지난 편에서 말씀드린 철분과 망간을 잡는 역할입니다.

    3단계는 연수(軟水) 필터인데, 여기서 연수란 칼슘이나 마그네슘 같은 경도 성분을 이온수지로 걸러 부드럽게 만든 물을 뜻합니다. 이 세 단계를 순서대로 거쳐야 실제로 쓸만한 물이 나온다는 걸 직접 만들어보면서 깨달았습니다.

    요약 : 정수 시설은 샌드 필터 → 제철·제망간 필터 → 연수 필터 순으로 이어지는 3단계 구조입니다.

    필터 조립에 필요한 6가지 자재

    필터 1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자재는 총 6가지입니다.

    탱크, 중심관, 하부스트레이너, 상부스트레이너, 밸브, 여과재. 처음에는 이름만 보고도 뭐가 뭔지 헷갈렸는데, 실제로 조립해보니 각 부품이 맡는 역할이 명확하게 나뉘어 있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탱크부터 여과재까지 6가지 자재를 순서대로 전부 다뤄보겠습니다.

    요약 : 탱크·중심관·상하부 스트레이너·밸브·여과재, 이 6가지가 있어야 필터 1개가 완성됩니다.

    FRP 탱크 재질을 선택한 이유

    필터의 몸통이 되는 탱크는 대부분 FRP(Fiber Reinforced Plastic) 재질을 씁니다. 여기서 FRP란 유리섬유로 강화한 플라스틱 소재로, 내식성이 강하고 가벼우면서도 압력에 잘 견디는 특성이 있습니다.

    대형 산업 현장이 아닌 이상 스테인리스나 금속 탱크보다는 이 FRP 탱크를 쓰는 게 일반적입니다. 실제로 제조사 자료를 봐도 FRP 탱크는 기존 금속 탱크에 비해 내식성과 비용 효율성 면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출처: Filson - FRP 정수 필터).

    저도 처음에는 튼튼해 보이는 금속 탱크에 마음이 갔습니다. 그런데 견적을 받아보니 가격 차이도 크고, 지하수 특성상 산화 부식이 걱정돼서 결국 FRP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시골 밭에 설치해두고 몇 년째 비바람 맞으며 쓰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부식이나 변형 없이 잘 버텨주고 있어서 그 선택에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요약 : FRP 탱크는 내식성이 강하고 가벼워서 야외 설치 환경의 지하수 필터 몸통으로 적합합니다.

    1044 사이즈 선택과 용량 계산 기준

    FRP 탱크는 용량에 따라 사이즈가 다양하게 나옵니다. 흔히 규격을 숫자 4자리로 표기하는데, 617, 835, 1044, 1248처럼 앞 두 자리는 탱크의 지름을, 뒤 두 자리는 높이를 인치 단위로 나타낸 것입니다.

    저는 이 중에서 1044 사이즈를 선택했습니다. 1044는 용량이 48.8리터로, 제 밭 규모와 하루 사용량을 계산했을 때 딱 맞는 크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탱크 용량이 크면 클수록 좋은 게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실제로는 용량에 따라 들어가는 여과재의 양이 달라지고, 그 여과재 양이 곧 정수 처리 용량을 결정하는 구조입니다.

    무작정 큰 탱크를 골랐다가 여과재 비용만 늘어나고 정작 사용량 대비 과설계가 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인터넷에 나오는 표준 계산식보다는, 실제 하루 관수량과 희석수 사용량을 며칠 동안 직접 재본 뒤에 사이즈를 결정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규격(인치) 특징
    617 ~ 844 소규모 가정용, 소면적 밭에 적합
    1044 (제가 선택) 용량 48.8L, 중소규모 밭 관수·희석수 대응
    1248 이상 넓은 면적, 다인 사용 등 대용량 필요 시
    요약 : 탱크 규격 숫자는 지름과 높이를 뜻하며, 사이즈가 클수록 여과재 양과 정수 처리 용량이 함께 늘어납니다.

    중심관, 물이 빠져나가는 유일한 통로

    탱크 다음으로 중요한 부품이 중심관입니다. 흔히 라이저 파이프(Riser Pipe)라고도 부르는데, 탱크 한가운데를 수직으로 관통하는 배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중심관은 탱크 바닥부터 상단 밸브까지 이어지는데, 여과재를 통과하며 걸러진 물이 이 관을 타고 밖으로 빠져나가는 유일한 통로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하면 탱크 안에 여과재가 아무리 촘촘하게 쌓여있어도, 이 중심관이 없으면 정수된 물이 나갈 길이 없는 셈입니다. 관 자체는 단순한 파이프처럼 보이지만, 이 관의 아래쪽과 위쪽에 각각 스트레이너가 결합되면서 하나의 완성된 유닛이 됩니다.

    저는 처음 조립할 때 이 부분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중심관 길이가 탱크 높이와 딱 맞지 않으면 하부스트레이너가 바닥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한다는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자재 주문할 때 탱크 규격에 맞는 전용 중심관인지 반드시 확인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요약 : 중심관은 정수된 물이 탱크 밖으로 빠져나가는 유일한 통로이며, 탱크 규격에 맞는 길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하부·상부 스트레이너의 역할과 슬롯 규격

    중심관의 아래쪽 끝에는 하부스트레이너가, 위쪽 끝에는 상부스트레이너가 결합됩니다. 스트레이너란 여과재나 이물질이 배관 안쪽으로 넘어가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미세 슬롯 구조의 여과장치를 뜻합니다.

    하부스트레이너는 탱크 바닥에 깔린 여과재가 물살에 딸려 중심관 안으로 빨려 들어가지 않게 걸러주는 역할을 합니다. 유통 규격을 보면 슬롯 간격이 0.25mm 수준으로 매우 촘촘하게 나오는데, 이 정도 간격이어야 가장 작은 입자의 여과재도 새어나가지 않습니다(출처: 필터나라 - FRP 탱크 하부 스트레이너).

    상부스트레이너는 반대로 위쪽에서 원수가 처음 유입될 때 여과재 층이 물살에 밀려 위로 솟구치지 않도록 눌러주면서 물을 고르게 분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유통 규격상 상부는 0.2mm급 슬롯을 쓰는 제품이 많습니다.

    저는 처음 이 부품을 받았을 때 위아래 구분이 헷갈려서 반대로 조립할 뻔한 적이 있습니다. 육안으로는 비슷해 보여도 물이 들어오는 방향과 슬롯 간격이 미묘하게 다르니, 조립 전에 제품 설명서를 꼭 확인하고 방향을 표시해두시길 권해드립니다.

    요약 : 하부스트레이너는 여과재 유실을 막고, 상부스트레이너는 유입수를 고르게 분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밸브 선택, 수동과 자동의 3가지 모드

    상부스트레이너는 밸브에 고정되고, 이 밸브가 다시 탱크 상단에 고정되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쓰이는 밸브를 흔히 멀티포트밸브라고 부르는데, 핸들 조작 하나로 물의 흐름 방향을 여러 갈래로 바꿔주는 다기능 밸브를 뜻합니다.

    제가 쓰는 밸브는 크게 3가지 모드가 있습니다. 평소 정수할 때 쓰는 필터 모드, 여과재를 거치지 않고 물을 그대로 흘려보내는 패스트 모드, 그리고 물의 방향을 거꾸로 흘려보내 여과재에 낀 이물질을 씻어내는 역세척 모드입니다.

    이 중 역세척 모드는 물과 공기를 역류시켜 여재를 팽창시키면서 그 안에 쌓인 탁질을 털어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특허청 - 여과지용 스트레이너 관련 공개특허).

    밸브는 자동식과 수동식으로 나뉩니다. 자동 밸브는 전자식 타이머로 세척 주기를 미리 설정해두면 사람 손 없이 정기적으로 역세척까지 자동으로 진행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제 상황을 판단했을 때 굳이 자동까지는 필요 없다고 봤습니다. 밭에 매일 나가는 편이라 직접 핸들을 돌려도 크게 번거롭지 않았고, 가성비를 따졌을 때 수동 밸브로도 충분하다고 판단해서 수동으로 설치했습니다. 다만 밭을 자주 비우시는 분들이라면 자동 밸브 쪽이 관리 부담을 훨씬 덜어줄 거라 생각합니다.

    요약 : 밸브는 필터·패스트·역세척 3가지 모드로 작동하며, 관리 여건에 따라 수동 또는 자동을 선택하면 됩니다.

    여과재, 필터 용도를 결정짓는 핵심 재료

    마지막 자재는 여과재입니다. 말 그대로 여과에 쓰이는 재료인데, 이 재료가 무엇이냐에 따라 필터의 역할 자체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단순히 흙이나 이물질만 거르는 용도라면 여과사, 흔히 샌드라고 부르는 모래를 넣으면 됩니다. 제철·제망간 용도로 쓰려면 그에 맞는 전용 여과재를 넣어야 하고, 연수를 만들려면 이온수지를 채우면 됩니다.

    여과사도 아무 모래나 쓰는 게 아닙니다. 급속 여과용 모래는 유효경이라는 기준으로 입자 크기를 판단하는데, 여기서 유효경이란 모래 전체 중 가장 미세한 쪽 10%가 통과하는 체눈 크기를 뜻하는 값으로, 이 값이 너무 작으면 여과층이 금방 막히고 너무 크면 여과 효과가 떨어진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0.45~0.7mm 범위, 균등계수 1.7 이하가 적정 기준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출처: 삼양트라이렉스 - 여과사 및 여과자갈 기술자료).

    여기서 탱크 1개에 여과재를 층별로 쌓아서 넣는 방법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래층엔 굵은 자갈, 위층엔 모래를 쌓는 식인데, 저는 이 방식을 쓰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관리 때문입니다. 탱크를 비워서 청소해야 할 시점이 왔을 때, 층별로 섞여 있는 여과재는 분리해서 세척하거나 교체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저는 처음부터 필터 단계별로 탱크를 아예 나눠서, 용도가 다른 여과재는 서로 다른 탱크에 담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조립할 때는 살짝 번거로워도, 나중에 관리할 때 확실히 편하다는 걸 몇 번의 청소를 겪으며 체감했습니다.

    요약 : 여과재는 필터의 용도를 결정하는 핵심 재료이며, 관리 편의를 위해 용도별로 탱크를 나눠 담는 방식을 추천합니다.

    지하수 필터 만들기 자주 묻는 질문

    Q1. FRP 탱크 대신 다른 재질을 써도 되나요?
    가능은 합니다. 다만 제가 여러 자재상에 문의해본 결과, 야외에 상시 설치하는 용도로는 FRP가 가격과 내구성 균형이 가장 좋다는 답을 공통적으로 들었습니다.

    Q2. 중심관 길이는 아무거나 써도 되나요?
    안 됩니다. 저도 탱크 규격과 안 맞는 중심관을 잘못 받아 하부스트레이너가 바닥에 안 닿았던 적이 있습니다. 반드시 탱크 규격 전용 중심관인지 확인하고 주문하셔야 합니다.

    Q3. 스트레이너 슬롯이 막히면 어떻게 하나요?
    저는 정기적으로 역세척 모드를 돌려서 관리합니다. 만약 그래도 막힘이 심하면 스트레이너 자체를 분리해서 육안으로 이물질을 확인하고 세척해주는 걸 추천드립니다.

    Q4. 수동 밸브랑 자동 밸브 중에 뭐가 더 나은가요?
    매일 밭에 나가시는 분이라면 수동으로도 충분합니다. 저처럼 자주 나가는 상황이 아니라면 자동 밸브를 두시는 게 관리 부담을 크게 줄여줄 것 같습니다.

    Q5. 여과재를 한 탱크에 층별로 쌓는 게 정말 안 좋나요?
    불가능하다는 건 아니지만, 저는 탱크 청소 시점에 여과재 분리가 안 되는 걸 직접 겪고 나서 용도별로 탱크를 나누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초기 비용은 조금 더 들어도 관리 측면에서는 확실히 나았습니다.

    글을 마치며

    지금 필터 시설을 준비 중이시라면 이 순서로 접근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첫째, 밭이나 가정에서 실제로 쓸 물의 하루 사용량을 며칠간 직접 측정해보세요.

    둘째, 그 수치를 바탕으로 규격표를 보면서 과설계가 되지 않는 선에서 탱크 사이즈를 정하세요.

    셋째, 탱크가 정해지면 중심관, 스트레이너, 밸브, 여과재까지 반드시 그 사이즈에 맞춰 함께 구매하셔야 규격이 어긋나지 않습니다.

    처음 부품 목록을 받았을 때의 막막함은 부품 하나하나를 이해하고 나니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 6가지 자재를 실제로 조립하는 순서와, 조립 과정에서 제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상세히 풀어보겠습니다.

    본 글은 필자의 실제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설치 환경과 지하수 상태에 따라 적정 사양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확한 설계는 전문 업체와의 상담을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