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27 · 가상자산 · 투자전략
비트코인 소멸 경고, 스테이블코인 달러 패권 전략과의 충돌
그랜섬의 발언이 오늘 터졌다. 근데 이게 단순한 비관론이 아니다.
2026년 6월 26일(현지시간), 억만장자 투자자 제러미 그랜섬이 CNBC 스쿼크박스에 나와 한마디 던졌다.
"비트코인은 소리 없이 사라질 것이다."
근데 같은 시각, 미국 의회는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법제화한 GENIUS Act를 이미 통과시킨 상태다. 이 두 가지가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걸 직접 분석해봤다.

그랜섬의 비트코인 소멸 경고 — 단순 비관론이 아닌 이유
그랜섬은 아무나가 아니다. GMO(Grantham Mayo van Otterloo)의 공동창업자로, 1938년 영국 요크셔 탄광 마을 출신의 이 노장 투자자는 지난 40년간 금융시장의 3대 버블을 모두 사전에 맞혔다. 1989년 일본 부동산 버블, 2000년 닷컴버블, 2007년 미국 주택 버블이 그것이다. 포춘에 글로 썼을 때 연준조차 "과잉 반응"이라고 무시했지만, 결과는 그랜섬의 손을 들어줬다.
그가 이번에 쓴 표현이 묘하다. T.S. 엘리엇의 시구를 인용해 "'펑'하고 터지는 게 아니라 나지막한 신음소리로"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직접 찾아서 읽어봤는데, 이 표현은 평균 회귀(Mean Reversion)라는 그의 핵심 투자 철학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평균 회귀란, 극단적으로 과대평가된 자산은 반드시 역사적 평균 가격 수준으로 되돌아온다는 통계학적 원칙이다. 쉽게 말해 아무리 올라도 결국 제자리로 온다는 것인데, 그는 비트코인이 그 과정을 극적인 폭락이 아닌 서서히 잊혀지는 방식으로 겪을 것이라고 본 거다.
그의 주장의 핵심은 내재가치(Intrinsic Value) — 자산이 가진 본질적인 경제적 가치 — 의 부재다. "사람들은 비트코인으로 저녁식사도 슈퍼마켓 결제도 하지 않는다"는 발언은 단순한 폄하가 아니라, 화폐의 3대 기능(교환 수단·가치 저장·가치 척도) 중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만 30%가량 하락한 상태다(출처: Business Insider).
개인적으로 그의 발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금과의 비교였다. "금은 같은 기간 고점에서 하락했음에도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했다"는 말 —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 아니라 디지털 투기라는 거다.
미국 GENIUS Act — 달러 패권을 스테이블코인에 올려 탄 전략
그랜섬이 비트코인을 저격하는 같은 시간, 미국 정부는 완전히 다른 코인을 밀어주고 있다. 2025년 7월 18일, 미 상원에서 68 대 30이라는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된 GENIUS Act(스테이블코인 국가 혁신 확립법)가 바로 그 무기다.
GENIUS Act의 핵심 내용은 이렇다.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이란 달러처럼 법정화폐에 1:1로 가치를 고정시킨 디지털 자산이다. 이 법은 그 발행자가 반드시 준비금을 현금, 미국 단기 국채, 보험 적용 예금으로만 구성하도록 강제했다. 2026년 4월 기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의 시장 시가총액은 이미 약 3,170억 달러에 달한다(출처: 법률신문 화우 리포트).
이 숫자가 왜 중요하냐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준비금으로 미국 국채를 대량 매입하기 때문이다. 테더, 서클 같은 발행사들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이미 G7 국가 여러 나라를 능가한 수준이다. 쉽게 말하면, 전 세계 사람들이 스테이블코인을 쓸수록 미국 국채에 돈이 들어오는 구조다.
더 충격적인 건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의 98~99%가 달러에 연동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미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가 직접 말했다.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은 달러를 지금보다 더 강력한 기축통화로 만들 것이다." 이건 정책 발언이 아니라 전략 선언이다.
이 구조를 처음 파고들었을 때 솔직히 감탄했다. 블록체인이라는 신기술을 미국이 거부한 게 아니라, 달러라는 무기를 블록체인 위에 올려탄 것이다. 이른바 디지털 달라이제이션(Digital Dollarization) — 디지털 인프라를 통한 달러 패권의 전 세계 확장 전략이다.
그랜섬 경고 vs 스테이블코인 정책 — 모순처럼 보이는 이 판의 진짜 구조
| 구분 | 비트코인 | 달러 스테이블코인 |
|---|---|---|
| 달러와의 관계 | 경쟁자 (탈달러 수단) | 달러의 디지털 확장판 |
| 미국 국채 수요 창출 | 없음 | 직접 창출 |
| 미국의 통제 가능성 | 불가능 | GENIUS Act로 완전 통제 |
| 미국 정부 태도 | 견제 · 방치 | 법안으로 직접 육성 |
| 그랜섬의 평가 | 소리 없이 소멸 | 직접 언급 없음 |
이 표를 직접 만들면서 깨달은 게 있다. 그랜섬의 비트코인 경고와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육성 정책은 겉으로 모순처럼 보이지만, 사실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미국이 원하는 건 "코인 기술의 부상"이 아니라 "달러 패권의 디지털 연장"이다.
비트코인은 탈중앙화 자산이다. 어떤 정부도 통제할 수 없고, 달러와 경쟁 관계에 있다. 반면 USDT, USDC 같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그 자체를 디지털화한 것이다. 미국 정부가 발행 허가를 주고 준비금을 감독하고 제재 리스트에 올릴 수도 있다. 완벽한 통제 수단이다.
이것이 바로 지정학적 리스크(Geopolitical Risk) — 국가 간 권력 충돌이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 — 를 이해하는 핵심 포인트다. 블록체인 기술의 보급이 미국의 패권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고, 미국은 그 기술을 활용해 패권을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판을 짰다.
이 상황에서 우리의 비트코인·스테이블코인 투자 전략
그랜섬의 경고가 나왔다고 해서 지금 당장 비트코인을 전부 팔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이 시장을 몇 년째 지켜보면서 확실히 알게 된 건, 버블 경고와 실제 붕괴 사이에는 수년의 시차가 있다는 것이다. 그랜섬 본인도 "수년,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 ① 비트코인
비트코인 비중을 전체 자산의 5~10% 이내로 유지하는 게 현실적이다. 올해만 30% 하락한 상황에서 추가 매수는 신중하게, 분할 매수로 접근해야 한다. 반감기 이후 사이클이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지만, 그랜섬이 말한 "서서히 잊혀지는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다. 고점 대비 낙폭이 클수록 신중해야 하는 자산이다.
전략 ② 달러 스테이블코인 활용
USDC나 USDT 같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투기 수단이 아닌 달러 보유의 디지털 형태로 접근하면 유용하다. 환 헤지 목적이나 달러 자산 보유 수단으로 활용 가능하다. 다만 GENIUS Act 체계 밖의 비인가 스테이블코인은 여전히 코인런 리스크가 있으므로 USDC처럼 규제 체계 안에 들어온 코인 위주로 선택해야 한다.
전략 ③ 달러 자산 분산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달러 패권을 강화하는 구조라면, 역설적으로 달러 강세 수혜 자산(미국 단기 국채 ETF, 달러 예금 등)을 일부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다. 비트코인이 흔들리는 시장에서 달러 기반 자산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피난처가 된다. 내가 직접 포트폴리오에 달러 MMF를 넣어본 결과, 2025~2026년 변동장에서 심리적 안정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전략 ④ 주의해야 할 것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무담보 형태)은 2022년 테라·루나 사태가 보여준 것처럼 시스템 리스크 — 개별 자산을 넘어 시장 전체로 위기가 전이되는 현상 — 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 수익률이 아무리 높아 보여도, 준비금이 투명하게 검증되지 않는 코인은 건드리지 않는 게 맞다.
비트코인 소멸 vs 달러 패권 — 결론과 투자자로서의 시각
그랜섬의 경고를 몇 번 다시 읽으면서, 그가 단순히 비트코인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는 내재가치 없는 자산이 시장에서 어떻게 사라지는지를 수십 년간 봐온 사람이다. 일본 버블도, 닷컴버블도, 2008년 금융위기도 — 모두 처음엔 "이번엔 다르다"는 말이 있었다.
반면 미국 정부의 GENIUS Act는 명확한 메시지를 던진다. 코인이라는 기술 자체를 육성하는 게 아니라, 달러라는 패권을 코인 형태로 디지털화해서 전 세계에 더 깊숙이 침투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 두 가지가 모순처럼 보이지만, 사실 미국 입장에선 일관된 논리다. 탈달러 가능성이 있는 비트코인은 방치하거나 무시하고, 달러를 강화하는 스테이블코인은 법으로 키운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 구도를 어떻게 활용할까. 직접 내린 결론은 이렇다. 비트코인은 투기적 수단으로 소량만,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유동성 자산으로 활용, 달러 강세 자산을 포트폴리오의 기반으로. 그리고 어떤 코인이든 준비금 투명성과 규제 체계 편입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들어가야 한다.
📌 핵심 요약
- 그랜섬은 비트코인이 서서히, 조용히 가치를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미국 GENIUS Act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법제화해 달러 패권을 디지털로 확장하는 전략이다
- 두 흐름은 모순이 아니라 같은 방향 — 비트코인은 견제,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육성
- 투자 전략: 비트코인 소량 유지, 인가된 달러 스테이블코인 활용, 달러 기반 자산 분산
- 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과 준비금 불투명 코인은 철저히 배제
※ 본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닌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모든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참고: 한국경제 · 법률신문 ·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