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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3일 밤, 이란 상공에 사이렌이 다시 울렸습니다. 지난 5월 어렵게 봉합됐던 미국과 이란의 휴전이 두 달 만에 사실상 무너지면서 미군은 사흘 연속 이란 본토를 타격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손대지 않았던 지하 핵시설까지 공격 대상에 올렸습니다.
저는 이란과 직접 거래를 하는 제조업체는 아니지만, 제가 다니는 회사가 이스라엘 쪽에 설비를 납품하는 구조라 이번 사태를 몸으로 체감하고 있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오늘은 이번 전쟁 재점화 상황과 우리나라에 미칠 직간접적 영향을 25년차 엔지니어이자 투자자 시선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미국 이란 전쟁 재점화, 휴전 파기 배경
올해 2월 발발한 미국·이란 전쟁은 5월 임시 휴전으로 소강상태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7월 7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 피격 사건이 발생하면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 내 약 80개 표적을 골라 공습을 재개했고, 이란은 바레인과 쿠웨이트의 미군 기지를 향해 보복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휴전은 내 입장에서 끝났다"고 밝히며 상황을 되돌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특히 이번 3차 공습부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지하 핵시설, 이른바 '곡괭이(Pickaxe) 산'을 타격 지점으로 지목했습니다. 여기서 지하 핵시설이란 산악 지형 아래 깊숙이 요새화해 지어진 우라늄 농축 시설을 뜻하는데, 지금까지 미군이 정면 타격을 자제해 온 상징적인 장소였습니다.
이 시설까지 타격 대상에 올랐다는 건 이번 공습이 단순 경고 차원을 넘어섰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백악관은 상원에 보낸 서한을 통해 7일부터 적대 행위가 재개됐다고 공식 통보했는데, 이는 전쟁권한법(War Powers Resolution) 시계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의미입니다.
쉽게 말해 전쟁권한법이란 미국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군사력을 독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한을 60일로 제한한 법인데, 이 카운트다운이 다시 시작됐다는 건 향후 두 달간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 동의 없이 군사작전을 이어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동시에 미 재무부 산하 OFAC(해외자산통제국)은 이란산 원유 판매를 일부 허용했던 임시 면허를 전격 취소했습니다. OFAC란 제재 대상 국가나 기업에 대한 금융·거래 제재를 관리하는 미국 정부 기관으로, 이번 조치로 이란산 원유는 다시 국제 시장에서 사실상 거래가 막힌 셈입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원유 수급 위기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인도양을 잇는 폭 33km 안팎의 좁은 해상 통로입니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이곳을 지나가기 때문에, 이 해협에 문제가 생기면 전 세계 에너지 가격이 요동칩니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고, 이 물량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합니다(출처: 글로벌이코노믹). 실제로 지난 3~5월 중동산 원유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했는데, 에너지 조사기관 케플러에 따르면 쿠웨이트와 이라크의 원유 수출은 각각 90% 이상 급감했고 UAE는 33%, 사우디아라비아는 2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출처: 해사신문).
| 국가 | 원유 수출 감소율 |
|---|---|
| 쿠웨이트 / 이라크 | 90% 이상 급감 |
| 아랍에미리트(UAE) | 약 33% 감소 |
| 사우디아라비아 | 약 29% 감소 |
문제는 국내 정유사 구조입니다. 국내 정제 설비는 황 함량이 높은 중동산 중질유에 최적화돼 있어서, 미국 셰일오일 같은 경질유로 급히 전환하면 정제마진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정제마진이란 원유를 사서 휘발유·경유 등으로 가공해 파는 과정에서 정유사가 얻는 이익 폭을 뜻하는데, 원료가 바뀌면 이 마진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봉쇄가 길어질수록 기름값뿐 아니라 국내 정유업계 수익성에도 부담이 쌓이는 구조입니다.
원달러 환율과 국내 증시 변동성
원달러 환율은 올해 초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1500원을 넘나드는 롤러코스터 흐름을 이어왔습니다. 5월 휴전 기대감에 1440원대까지 내려왔던 환율은, 이번 재교전 우려로 다시 1490원선을 터치했습니다(출처: 이투데이).
이런 흐름은 위험자산 회피 심리와 직결됩니다. 위험자산 회피란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 때 투자자들이 주식 같은 위험자산을 팔고 달러나 금 같은 안전자산으로 옮겨가는 현상을 말하는데, 실제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날 코스피는 8000선을 목전에 두고 급락 반전했고 외국인은 나흘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지난 25년 동안 국내외 주식을 해오면서 지정학적 이슈 하나로 환율이 단기간에 100원 넘게 출렁이는 경우는 흔치 않았습니다. 보통은 금리나 무역수지 같은 펀더멘털 요인이 환율을 움직이는데, 이번엔 전쟁 뉴스 하나에 원화 가치가 급변하는 걸 보면서 지정학 리스크가 시장의 최우선 변수로 올라섰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원달러 환율을 전쟁 향방에 따라 1400원 초중반에서 1530원 사이로 보고 있습니다(출처: 하나증권). 해협이 실질적으로 재개방돼야 원화가 추세적으로 강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게 공통된 견해입니다.
중동 출장 딜레이, 제조업 현장의 전쟁 체감
여기서부터는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좀 풀어보려 합니다. 저는 25년째 전자회로 개발 업무를 해온 제조업 회사 엔지니어인데, 저희 회사는 이스라엘 쪽에 산업 설비를 납품하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저희가 만든 설비는 이미 이스라엘 현지로 발송이 끝난 상태였고, 저는 셋업을 위한 출장 일정까지 잡아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딱 그 시점에 전쟁이 터지면서 출장은 무기한 보류됐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설비는 이미 현지에 도착해 창고에서 대기 중인데, 정작 셋업을 해줄 사람이 못 들어가는 상황이 몇 달째 이어질 줄은 몰랐습니다. 그러다 5월 휴전 소식이 전해지면서 저희 팀도 다시 움직였습니다. 8월 초로 출장 일정을 다시 잡았고, 항공편과 현지 숙소 예약까지 마무리해 둔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전쟁이 재점화되면서 이 일정도 하염없이 또 밀릴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저 같은 실무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뉴스 속 지정학 이슈가 곧바로 제 캘린더와 프로젝트 일정표를 뒤흔드는 변수가 된다는 걸 이번에 제대로 체감했습니다.
현지 셋업이 늦어지면 설비 인도 지연에 따른 위약금 리스크, 고객사와의 신뢰 문제, 국내 인력 스케줄 재조정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습니다. 저희 회사만의 문제는 아닐 겁니다. 이스라엘이나 중동 지역에 설비나 부품을 납품하는 국내 제조업체라면 지금 비슷한 딜레마를 겪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전쟁 하나로 지구 반대편 회사의 출장 일정, 설비 셋업, 매출 인식 시점까지 줄줄이 영향을 받는 걸 보면서 세계화라는 게 참 양날의 검이구나 싶었습니다. 평시에는 전 세계가 촘촘하게 연결돼 효율을 만들어내지만, 이렇게 한 지역에서 전쟁이 터지면 그 충격이 곧바로 지구 반대편 제조업 현장까지 전달됩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저는 특정 지역 의존도가 높은 사업 구조가 얼마나 취약한지 몸소 느꼈습니다.
미국 이란 전쟁 향후 전망과 시나리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엇갈립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알리 바에즈 이란 프로젝트 국장은 "미국이 전면전으로 돌아갈 이유는 거의 없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 틀 자체를 포기할 여유가 없다고 분석했습니다(출처: WSJ, 뉴스핌).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이번 공습을 "협상을 위한 압박 전술"이라고 언급한 바 있어, 완전한 전면전보다는 제한적 타격을 반복하며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의도가 강해 보입니다.
| 시나리오 | 특징 | 우리나라 영향 |
|---|---|---|
| 제한적 공습 지속 | 협상용 압박, 확전 자제 | 환율·유가 변동성 지속 |
| 협상 재개·부분 휴전 | 해협 통항 점진적 정상화 | 환율 1400원대 안정 가능 |
| 전면전 확산 | 지하 핵시설 타격, 해협 전면 봉쇄 | 유가 급등, 환율 1550원 이상 |
제가 25년간 시장을 지켜본 경험상, 이런 국지적 확전은 보통 협상 카드로 쓰이다가 어느 순간 급격히 봉합되는 패턴을 반복해 왔습니다. 다만 이번엔 지하 핵시설까지 거론된 만큼, 이란 강경파의 반발 수위에 따라 예상보다 오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1.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봉쇄될 가능성이 있나요?
국제법상 국제 항행이 보장된 수역이라 완전 장기 봉쇄는 물리적으로도, 국제사회 이해관계상으로도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다만 봉쇄 가능성만으로도 유가와 해상 운임은 충분히 흔들릴 수 있습니다.
Q2. 국내 기름값은 언제쯤 안정될까요?
해협 통항이 실질적으로 정상화되고 선박 보험료가 낮아져야 정유사 도입 단가에 반영됩니다. 통항 재개 확인부터 실제 가격 안정까지는 시차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Q3. 원달러 환율은 얼마까지 오를 수 있나요?
확전이 없다면 1520~1530원대가 상단, 협상이 진전되면 1400원대 초중반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게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Q4. 중동에 사업을 하는 국내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출장·셋업 일정 연기, 현지 인력 대체 투입, 계약 조건 재협상 등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 회사도 출장을 계속 미루면서 원격 지원 체계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Q5. 지금 개인 투자자는 뭘 준비해야 하나요?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한 국면입니다. 원자재·에너지 관련 자산이나 환헤지 수단으로 리스크를 분산하고, 뉴스 하나에 일희일비하기보다 해협 통항 상황 같은 실질 지표를 꾸준히 체크하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결론
이번 재교전은 단순한 중동 뉴스로 끝나지 않습니다. 원유 수입, 환율, 증시, 그리고 저처럼 중동에 설비를 납품하는 제조업 실무자의 출장 일정까지, 우리 경제 곳곳에 실핏줄처럼 연결돼 있습니다.
전면전으로 번질지,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지는 아직 단정하기 이릅니다. 다만 확실한 건, 세계가 이렇게 촘촘히 얽혀 있는 이상 지구 반대편 전쟁도 더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① 7월 7일 상선 피격을 계기로 미·이란 휴전이 붕괴, 지하 핵시설까지 타격 대상에 포함
② 한국 원유 수입의 70%가 중동, 대부분 호르무즈 해협 경유 — 3~5월 중동산 원유 출하량 이미 48% 급감
③ 원달러 환율 재차 1490원대 진입, 코스피 급락·외국인 순매도 지속
④ 이스라엘 설비 납품 제조업 현장에서는 출장 일정이 반년 가까이 지연 중
⑤ 전면전보다는 협상용 압박 전술 가능성에 무게, 다만 확전 리스크도 상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