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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옥수수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건 진짜 다르다"는 말이 나오는 품종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대학찰옥수수입니다.
저도 텃밭 시작하고 첫 해에는 이 사실을 몰라서 여러 품종 씨앗을 한 밭에 같이 심었다가, 정작 제가 좋아하던 그 쫀득한 맛을 완전히 놓친 적이 있습니다.
6년째 텃밭에 대학옥수수만 고집해서 심고 있는 이유와, 그 사이에 겪었던 교잡 실패담, 그리고 어머니가 알려주신 삶는 비법까지 오늘 다 풀어드립니다.

대학찰옥수수 파종시기, 텃밭 기준으로 정리
대학찰옥수수는 다른 찰옥수수 품종보다 생육 기간이 조금 긴 편입니다. 만숙종(晩熟種)이라고 부르는데, 쉽게 말해 씨를 심고 알곡이 여물기까지 시간이 더 걸리는 품종이라는 뜻입니다. 실제로 심어보면 생육 일수가 95일에서 100일 정도 걸리는 걸 체감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경상북도 지역에서 텃밭을 하고 있는데, 봄 재배 기준으로 4월 중순쯤 노지에 직파하고 있습니다. 남부지역은 4월 초순부터, 중부지역은 4월 중순부터 파종이 가능하다는 게 일반적인 기준이고, 여기서 2~3일 정도만 늦어도 가을 서리 전에 수확을 못 맞추는 경우가 생기니 저는 항상 달력에 파종일을 크게 적어둡니다.
대학옥수수 교잡, 제가 직접 망친 이유
텃밭 3년 차까지는 저도 "옥수수는 다 거기서 거기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대학찰옥수수 씨앗 옆에 마침 지인이 나눠준 초당옥수수 씨앗까지 같이 심었습니다. 한 밭에서 자라니 관리하기도 편할 것 같았고요.
그런데 그해 여름, 삶아서 한 입 베어 문 순간 뭔가 이상했습니다. 제가 알던 대학찰옥수수 특유의 쫀득하고 차진 식감이 아니라 어중간하게 단맛만 나고 알갱이는 푸석했습니다. 가족들도 다들 "이거 맛이 왜 이래?"라고 물었을 정도였습니다.
알아보니 원인은 교잡(交雜)이었습니다. 교잡이란 서로 다른 품종의 꽃가루가 바람이나 곤충을 통해 섞여서 수정이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옥수수는 한 그루에 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는 데다 바람으로 꽃가루를 옮기는 타가수정 작물이기 때문에, 근처에 다른 품종이 있으면 알아서 섞여버립니다.
특히 찰옥수수는 찰기를 만드는 유전자(wx유전자)가 열성이라, 일반 옥수수나 단옥수수 꽃가루가 조금만 섞여도 찰기가 뚝 떨어집니다. 이걸 막으려면 격리재배가 필요한데, 격리재배란 다른 품종과 일정 거리 이상 떨어뜨려 심어서 꽃가루가 섞이지 않게 하는 재배 방식입니다(출처: 농촌진흥청 농사로).
그 사건 이후로 저는 텃밭에 옥수수 품종을 딱 하나, 대학찰옥수수만 심습니다. 욕심내서 이것저것 섞어 심느니 한 가지를 제대로 지키는 게 결국 더 맛있다는 걸 몸으로 배운 셈입니다.
웃거름 시기와 병해충, 놓치면 안 되는 것들
대학찰옥수수는 밑거름으로 퇴비를 넉넉히 넣고, 잎이 7~8매 나와서 무릎 높이쯤 됐을 때 웃거름(추비)을 한 번 챙겨줍니다. 웃거름이란 심을 때 미리 준 밑거름과 별개로, 자라는 중간에 부족해진 양분을 보충해주는 비료를 말합니다(출처: 농업인신문 영농기술).
저는 처음에 웃거름 시기를 놓쳐서 이삭이 부실하게 달린 적이 있습니다. 그 뒤로는 무릎 높이가 되는 시점을 눈으로 계속 체크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아래 표로 제가 실제 관리하는 시기를 정리해봤습니다.
| 시기 | 관리 내용 | 제가 겪은 시행착오 |
|---|---|---|
| 파종 직후 | 퇴비+복합비료 밑거름 | 비료량 과다로 뿌리 상함 |
| 잎 7~8매 | 웃거름 1회 | 시기 놓쳐 이삭 부실 |
| 생육기 전반 | 순지르기(곁순 제거) | 늦게 하면 양분 분산 |
병해충 쪽은 흑조위축병을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벼농사 짓는 논 근처 밭이면 더 그렇습니다. 저희 밭은 예전에 논이었던 자리라 이 부분을 신경 쓰는데, 가능하면 일찍 심어서 발병 시기를 피하는 게 현실적인 대응입니다.
✔ 핵심 : 잎 7~8매(무릎 높이) 시점 웃거름을 놓치지 말 것, 그리고 흑조위축병 예방을 위해 되도록 이른 시기에 파종할 것.
수확 타이밍, 수염 색으로 판단하는 법
찰옥수수는 수확 시기가 맛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입니다. 너무 일찍 따면 알곡에 전분이 덜 차서 밍밍하고, 너무 늦게 따면 전분 구조가 치밀해져서 딱딱해집니다.
중부지역 기준 4월 중순 파종이면 조숙종은 7월 초, 중만숙종은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에 수확한다는 게 일반적인 기준입니다(출처: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저는 날짜보다 수염을 봅니다. 수염이 나온 뒤 25~27일쯤 지나서, 수염 색이 진한 갈색으로 마르기 시작할 때 껍질 한쪽을 살짝 벗겨 알갱이를 눌러봅니다. 톡 터지면서 하얀 즙이 나오면 그날이 수확일입니다.
어머니가 알려주신 대학옥수수 삶는 비법
사실 아무리 잘 키운 대학찰옥수수도 삶는 방식이 틀리면 맛이 반토막 납니다. 저희 어머니는 평생 옥수수 농사를 지으셨는데, 저한테 항상 하시는 말씀이 "옥수수는 삶는 게 아니라 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엔 저도 그냥 물에 푹 삶으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머니 방식대로 찜기에 쪄봤더니 확실히 식감이 달랐습니다. 물에 삶으면 아밀로펙틴이라는 찰기 성분이 물에 조금씩 씻겨 나가서 껍질이 물러지고 찰기가 빠지는데, 찌면 이 성분이 알갱이 안에 그대로 남아서 훨씬 쫀득합니다. 실제로 농촌진흥청에서도 찰옥수수는 삶기보다 찌는 조리법을 권장하고 있습니다(출처: 농촌진흥청 농사로).
어머니 비법을 순서대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수확 당일 이른 아침에 딴 옥수수를 쓸 것.
둘째, 껍질을 두세 장 정도만 남기고 벗겨서 찜기에 넣을 것.
셋째, 물이 팔팔 끓은 뒤 옥수수를 넣고 25분 정도 찐 다음, 불을 끄고 뚜껑을 덮은 채로 5분 더 뜸을 들일 것.
이렇게 뜸을 들이는 마지막 단계를 저도 처음엔 생략했었는데, 뜸을 들이지 않으면 알갱이 표면이 살짝 질기게 남습니다. 이 5분 차이를 알게 된 뒤로는 저희 가족 사이에서 제가 삶은(사실은 찐) 옥수수가 어머니 것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은 적도 있습니다.
대학옥수수 재배 Q&A
Q1. 텃밭이 좁아서 다른 옥수수랑 같이 심어야 하는데 교잡을 피할 방법이 있을까요?
A. 저도 텃밭이 그렇게 넓지 않아서 완전히 거리를 두기는 어려웠습니다. 대신 개화 시기를 2주 이상 차이 나게 파종 시기를 조절했더니 교잡이 확실히 줄었습니다. 완벽하진 않아도 시차를 두는 게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Q2. 웃거름을 못 챙겼는데 나중에라도 줘도 될까요?
A. 저도 한 번 시기를 놓쳐서 뒤늦게 준 적이 있는데, 이삭 크기는 확실히 작아지더라고요. 안 주는 것보다는 낫지만 제 시기를 지키는 것만 못합니다.
Q3. 옥수수 순지르기, 꼭 해야 하나요?
A. 곁가지가 무릎 높이쯤 자라면 손으로 제거하는데, 저는 처음엔 귀찮아서 몇 번 건너뛰었습니다. 그랬더니 곁가지로 양분이 분산돼서 이삭이 확실히 작아졌습니다. 지금은 꼭 챙깁니다.
Q4. 수확 후 바로 안 먹으면 맛이 떨어지나요?
A. 확실히 떨어집니다. 저희 집은 딴 당일 안에 쪄서 먹는 걸 원칙으로 하는데, 하루만 지나도 단맛이 눈에 띄게 빠집니다.
Q5. 씨앗은 매년 새로 사야 하나요?
A. 저는 순도 유지를 위해 씨앗을 매년 새로 구입하는 편입니다. 직접 받은 씨앗은 이미 교잡됐을 가능성이 있어서 다음 해에 맛이 들쭉날쭉해질 수 있습니다.
오늘 정리해봐야 할 행동 지침 3가지
1. 대학찰옥수수만 심을 계획이라면, 근처에 다른 옥수수 품종이 있는지부터 확인해보세요.
2. 파종 후 달력에 웃거름 예정일(잎 7~8매 시점)을 미리 표시해두세요.
3. 수확한 옥수수는 삶지 말고, 25분 찌고 5분 뜸 들이는 방식으로 조리해보세요.
본 글은 개인 텃밭 재배 경험과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지역 농업기술원 자료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지역 및 재배 환경에 따라 실제 결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