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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이 제도가 올해 이렇게 커질 줄 몰랐습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공공 임대용 농지 매입 예산을 작년보다 68% 늘린 1조 6천억 원으로 책정했습니다. 저도 밭을 직접 경작하면서 주변에 수풀에 덮인 묵혀진 땅들을 자주 봐왔는데, 그 땅들 뒤에 이런 사정이 있었다는 걸 이번에 다시금 실감했습니다.

매입기준 완화, 무엇이 달라졌나
이번 사업에서 제가 가장 눈여겨본 부분은 예산 규모보다 매입 기준 완화 쪽입니다. 기존에는 농업진흥지역 밖에 있는 밭이나 과수원의 경우, 밭기반정비사업이 완료된 농지만 매입 대상이었습니다. 여기서 밭기반정비사업이란 농로 개설, 배수로 정비, 경지 정리 등 농업 생산 기반을 체계적으로 갖추는 국가사업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서류상 정비가 끝난 땅만 사줬다는 거죠.
그런데 현장에서는 실제로 농사가 충분히 가능한 땅인데도 이 기준에 막혀 공공 매입 대상에서 제외되는 케이스가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제도와 현실의 간극이 꽤 컸던 부분입니다. 저도 밭 주변을 돌아보면 법정 정비 완료 여부와 실제 경작 가능성은 별개인 경우를 분명히 봐왔거든요.
이번 지침 개정으로 경지 정리나 밭기반정비가 완전히 끝나지 않더라도, 배수 시설과 농로 같은 기본 영농 인프라만 갖춰져 있으면 매입 대상으로 인정해 줍니다. 추가로 제주도의 경우 읍면 계획관리지역 농지도 예외적으로 포함됐습니다. 계획관리지역이란 도시지역으로의 편입이 예상되거나 자연환경 보전이 필요한 지역 중 계획적 개발이 허용되는 지역을 뜻하는데, 제주 특성상 이런 지목의 농지가 꽤 존재합니다.
- 기존: 밭기반정비사업 완료 농지만 매입 대상
- 변경: 배수 시설·농로 등 기본 영농 인프라 보유 시 매입 가능
- 추가: 제주도 읍면 계획관리지역 농지도 예외 포함
- 예산: 1조 6천억 원 (전년 대비 68% 증가, 역대 최대)
공공 임대용 농지 매입 사업의 구조 자체는 단순합니다. 고령 농업인이나 비농업인 보유 농지를 한국농어촌공사가 직접 매입한 뒤, 청년농업인에게 임대해 영농 기반을 마련해 주는 방식입니다. 파는 입장에서는 공공기관이 상대방이니 거래 안전성이 높고, 임차하는 청년 입장에서는 초기 자본 없이 농지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 사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출처: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농지전수조사, 남의 일이 아닌 이유
솔직히 이 부분이 더 중요한 배경일 수 있습니다. 2026년 5월부터 정부가 전국 농지 전수조사에 착수했습니다. 1996년 농지법 시행 이후 취득한 모든 농지가 대상이며, 올해 7월까지 기본조사, 8월부터 12월까지는 심층조사가 진행됩니다. 농지대장, 공익직불금 수령 내역, 농업경영체 등록 정보를 전부 대조해서 휴경지나 불법 임대차 의심 사례를 걸러낸다는 겁니다.
여기서 공익직불금이란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실제 경작 농업인에게 지급하는 보조금을 말합니다. 문제는 이 직불금을 받으면서도 실제로 경작을 하지 않는 사례, 혹은 비농업인이 농지를 보유하면서 서류상으로만 농업인으로 등록된 경우가 적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이번 조사로 이런 부분이 수면 위로 드러날 가능성이 큽니다.
제 밭이 있는 지역도 시와 면의 경계지라 접근성이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제 주변은 그나마 경작이 이뤄지는 편인데,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수풀이 무성하게 자란 밭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옵니다. 완전 산골도 아닌데 그렇게 방치된다는 건 필시 사연이 있는 겁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상속을 받았지만 직장인이라 경작이 어렵거나, 고령으로 더 이상 농사를 짓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일 거라 짐작합니다.
제 부친도 아직은 경작을 하실 수 있는 건강이시지만, 언젠가 증여나 상속으로 농지를 넘겨받을 상황이 오면 저도 지금 있는 밭도 힘에 겨운데 추가로 경작하기는 어렵습니다. 그 시점에는 농지은행을 통한 임대나 이번 같은 공공 매입 사업을 통한 매도를 진지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번 매각을 고려해볼 만한 상황
일반적으로 농지 전수조사를 그냥 행정 절차로만 보는 시각도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단순한 실태 파악 이상의 신호입니다. 정부가 조사와 함께 공공 매입 창구를 미리 대폭 확대한 것은 꽤 계산된 정책 설계로 보입니다. 조사가 본격화되면 갖고 있다가 문제가 생기기 전에 먼저 내놓으려는 움직임이 나올 수밖에 없고, 그 수요를 흡수할 창구를 미리 만들어 놓은 셈이죠.
이번 사업의 매각을 진지하게 고민해 볼 만한 분은 대략 이런 경우입니다. 상속농지를 취득했지만 직접 경작이 어려운 분, 고령으로 영농을 중단한 농업인, 농지는 있는데 매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분, 그리고 이번 전수조사 결과가 걱정되는 비농업인 농지 보유자까지입니다. 농지법상 비농업인이 농지를 보유하면 처분 의무 통지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처분 의무란 농지 취득 자격이 없는 자가 농지를 보유할 경우 일정 기간 내에 해당 농지를 팔아야 하는 법적 의무를 말합니다. 이와 관련한 법령 내용은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농지법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속받은 농지인데 한 번도 농사를 지은 적이 없어요. 팔 수 있나요?
A. 네, 이번 공공 임대용 농지 매입 사업의 핵심 대상 중 하나가 바로 이런 경우입니다. 일반적으로 비농업인은 농지 매각이 쉽지 않다고 알려져 있지만,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 창구를 통한 공공 매입은 비농업인 상속 농지도 매입 대상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기본 영농 인프라 구비 여부 등 요건이 있으니 창구에 직접 문의하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Q. 밭기반정비가 안 된 농지인데 이번에 팔 수 있나요?
A. 이번 지침 개정으로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기존에는 밭기반정비사업 완료가 조건이었지만, 이제는 배수 시설과 농로 같은 기본 영농 인프라만 갖춰져 있으면 매입 대상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현장에서 실제로 영농이 가능한 땅인데도 서류 기준 때문에 걸려 있던 케이스가 많았는데, 이번 변화가 그 부분을 상당히 해소해줄 것으로 보입니다.
Q. 정부가 헐값에 사가는 건 아닌가요?
A. 이런 시각을 가진 분들도 분명 있고, 저도 처음엔 그 의문을 완전히 지우진 못했습니다. 다만 한국농어촌공사의 농지 매입은 공시지가 기반 감정평가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시세보다 터무니없이 낮게 매입하는 구조는 아닙니다. 다만 시세 차이가 전혀 없다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에, 인근 실거래가를 먼저 파악한 뒤 협의하는 것이 현명한 접근입니다.
Q. 농지 전수조사에서 걸리면 어떻게 되나요?
A. 조사 결과 비농업인이 농지를 보유하고 있거나 휴경 사실이 확인되면 농지법에 따라 처분 의무 통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처분 의무 통지란 일정 기간 안에 해당 농지를 처분하도록 행정적으로 요구하는 절차입니다. 이번 조사가 올해 12월까지 진행되는 만큼, 사전에 공공 매입을 통해 정리하는 쪽이 훨씬 능동적인 대응이 됩니다.
결론
이번 농지은행 매입 확대를 두고 일부에서는 정부가 헐값에 땅을 거둬들이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 의구심을 완전히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농촌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농업인 수는 계속 줄어드는 현실에서, 실제 경작도 안 되는 농지가 제도의 사각지대에 묶여 있는 상황은 누군가 정리를 해야 할 시점이 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밭 주변의 수풀 덮인 땅들을 볼 때마다 이건 방치가 답이 아니라는 걸 직접 느껴왔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상속농지가 있는데 경작이 어렵다면, 또는 고령으로 영농을 중단했는데 팔리지 않아 곤란하다면, 지금이 가장 현실적인 출구가 열린 시점입니다. 예산이 역대 최대인 올해를 그냥 지나치는 건 아깝습니다.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 창구에 먼저 문의해 보시고, 주변에 비슷한 상황에 처한 분이 계시다면 이 정보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